급식중단·도로마비 이어 우편대란 우려… 파업에 묶인 일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노총 산하 우정노조가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우정사업본부와 마지막 조정회의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조 조합원 등이 총파업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우정노조도 9일 총파업 예고
사업본부측과 최종협상 촉각

초·중·고교 급식대란 사흘째
톨게이트노조는 엿새째 농성

생활밀접한 분야 불편 잇따라
7월 들어 사회곳곳서 대혼란

전국이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급식 종사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5일 일선 학교에서는 ‘급식·돌봄 대란’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고,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원 노조원들도 직접 고용을 주장하며 엿새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집배원 인력 증원 등을 요구해온 전국우정노동조합도 오는 9일 출범 이후 첫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학교 급식, 아이 돌봄, 우편 서비스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들이 일터를 떠나 투쟁에 돌입하면서 7월 한 달 동안 사회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 산하 우정노조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쟁의조정 회의에 참석해 우정사업본부와 최종 협상에 나섰다. 우정노조는 그동안 집배원 인력 증원을 비롯해 토요 택배 업무 폐지를 통한 완전한 주5일제 등 근무여건 개선을 요구해왔다. 조정이 결렬되면 토요일인 오는 6일 배달 거부를 시작으로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조합원 1만5000여 명이 참석하는 출정식을 열고, 9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1958년 우정노조가 출범한 후 61년 만의 첫 파업이다. 이에 따라 우편, 등기, 택배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 정부가 잇따라 호의적인 발언을 내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우정본부가 여전히 예산 부족 탓만 하고 있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1851개 초·중·고에서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되거나 대체급식이 제공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파업 3일째인 이날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학교는 전국 1만454개 중 17.7%로 집계됐다. 이 중 기말고사로 애초 급식 계획이 없었던 343개교를 제외한 1508곳이 파업 영향으로 급식을 중단한다. 1024곳은 빵·우유 등 대체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며 314곳은 개별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사전에 안내했다. 방과후 돌봄 교실은 5980개 국공립 초등학교 중 62곳(1.0%)에서 운영이 중단됐다. 교육 당국과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는 9일과 10일 교섭에 나설 계획이지만, 양측 입장 차가 커 다음 주까지 파업이 연장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톨게이트 구조물(캐노피) 위로 올라간 수납노조 조합원 30여 명의 고공농성도 엿새째 계속되고 있다. 노조원 100여 명은 청와대 앞에서 나흘째 철야 노숙 농성도 이어가고 있다. 수납노조는 전날 오전 서울 톨게이트를 기습 점거,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면서 2시간가량 출근길 시민들의 발을 묶었다. 민주노총 소속 요금수납원들은 정규직 전환이 될 때까지 농성하겠다는 방침이라 ‘교통대란’이 재발할 우려도 남아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