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노조 등 곳곳서 ‘정규직화’ 싸고 파열음

톨게이트노조 직접고용 주장
KTX승무원 내달 2차파업 예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업무지시 1호’로 추진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화’ 정책 과정에서 노사 간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법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라는 판결을 내리고 있지만, 노조 측이 판결 내용 이상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촛불 계산서’를 내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일반연맹 톨게이트노조는 16일 경북 김천시 한국도로공사 본사 인근에서 ‘강제진압 반대, 1500명 직접 고용’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다시는 없어야 할 구시대 유물이 촛불 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추진과정에서 되살아났다”며 “청와대가 이강래 사장을 교섭 자리에 앉히고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로공사 노사 갈등은 지난달 29일 대법원이 ‘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을 시작으로 심화하고 있다. 도로공사 측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368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톨게이트노조는 대법원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을 포함해 총 1500여 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교섭 기본 조건으로 주장하며 사 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노조 측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본사 외부인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도로공사 측은 “불법 점거로 인해 외부인 전체를 아예 차단하고 있다”며 협상에 응할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KTX와 SRT 승무원이 소속된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이날 ‘시한부 파업’을 종료했지만 10월 말 2차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들은 전날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진료 중단 사태로 암 환자 수백 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동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던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 파업 사태는 막판 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날 노사 양측은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기는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노조 측이 추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 측은 해당 요구사항을 철회하기로 해 금명간교섭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선형·최재규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