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험담했다고 식당서 시비… 탈북민 폭행한 조선족 영장

서울의 한 식당에서 중국에 대해 험담을 한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은 탈북민을 폭행하고 달아난 중국 국적 조선족 A 씨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8일 A 씨를 검거해 9일 상해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같은 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는 지난달 26일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식당에서 탈북민 B 씨를 둔기로 가격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 씨는 식사 중이었고, A 씨를 포함한 여러 중국인도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식사 도중 종업원이 피해자 B 씨 일행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자 B 씨가 “옆 테이블도 시끄러운데 중국인끼리 편드는 것이냐”고 따졌다고 한다. 그러자 중국인 손님들이 “지금 중국인을 욕하는 것이냐”며 B 씨와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A 씨가 둔기로 B 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식당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몸싸움에 가담한 중국인 C 씨도 최근 붙잡아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 씨는 전치 8주 진단의 뇌출혈 및 오른쪽 반신 마비 증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최근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 B 씨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에 신고했고 파출소에서 진술하던 도중 마비 증세를 호소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었다. B 씨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병원에서 수술보다는 재활 치료를 권장해 수술을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마비 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씨는 지난 2002년 북한 신의주에서 혼자 귀순한 탈북민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이 상호 폭행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인 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연·김수현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