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물가보다 ‘통화스와프 체결’에 초점 맞춰야”

한국금융硏, 보고서 내고 주장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더 중요”

한국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거시경제 안정성보다는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더 중요한 정책목표로 설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기축통화 발행 국가들과의 더 많은 통화스와프협정을 체결해 공적 자금 투입 관련 법률체계를 사전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5일 ‘중앙은행과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오늘날 대부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물가안정 또는 안전고용을 수반한 물가안정을 의미하는 거시경제 안정성 확보를 주요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나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이러한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이들 주요국 중앙은행은 유동성 함정이나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으로 인해 정책목표 달성에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중앙은행의 또 다른 주요 정책목표인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수단 여력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 중앙은행은 다른 정책 목표보다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더 중요한 정책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기 발생으로 인해 야기되는 경제적 훼손이 일반적인 경기침체에 기인하는 경제적 손실보다 더욱 파괴적인 데다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그 자체가 거시경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전제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연구원은 한국은행과 같은 신흥국 중앙은행일 경우 기축통화 발행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에 힘써야 하며 공적자금 투입 요건과 방식 등 세부적 정책수단과 관련해 법률체계를 사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금융연구원의 이와 같은 조언대로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에 애써온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미흡한 측면이 있다. 현재 한은은 7개 중앙은행, 1개 국제기구(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와 통화스와프협정 체결을 한 상태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ECB, 영국, 스위스, 캐나다, 일본 등이 상설 통화스와프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축통화국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은은 이 가운데 스위스, 캐나다 등과 양자 간 통화스와프협정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는 정치적 이유로 2017년 1월 통화스와프협정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