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일 비상사태 선언할 듯

언론 “도쿄·오사카 등 대상”
행사 제한·외출 자제령 발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긴급사태를 선포한다고 6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그간 일본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포를 차일피일 미뤄왔으나, 시간이 갈수록 폭증세를 보임에 따라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전문가회의에서 의견 수렴을 한 후 7일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다. 긴급사태 선언 대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도쿄(東京)·오사카(大阪)·홋카이도(北海道)·사이타마(埼玉) 등이 거론된다. 아베 총리가 긴급사태 대상 지역과 기간을 정하면 해당 도도부현(都道府縣·한국 광역단체에 해당) 지사들이 외출 자제령 같은 구체적인 조치를 발령한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외출 자제를 요청하거나 학교·극장·백화점·체육관·호텔 등의 사용 정지, 행사 개최 제한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다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위반 시에도 벌칙이 부과되지 않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일본경제연구센터는 긴급 사태 선포로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권 경제활동이 제한되면 한 달간 4조∼6조 엔의 경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산했다.

병상 부족에 허덕이는 의료 현장도 긴급 사태 선언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긴급사태 선언 시 정부는 임시 의료시설의 토지·건물을 소유권자의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의약품과 식료품도 생산·판매·수송업자들에게 요청해 정부가 사들일 수 있다. 이들이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조치가 가능하다.

일본 보건 당국은 가까스로 병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현 추세대로 확진자가 계속 늘면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지에서 목격했던 ‘병상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에선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300여 명씩 나와 5일까지 누적 환자 수가 457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104명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