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中, 종교탄압’ 비난… 中은 보란듯 ‘보안법’ 강행

폼페이오 “중국엔 법치 없어”
中, 홍콩 고위 공무원들에게
보안법 지지 강요하며 여론전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 등을 놓고 미·중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번에는 중국의 종교 탄압을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은 홍콩 정부 고위 공무원들에게 보안법 제정 지지를 사실상 강요하는 등 여론전을 강화하며 미국에 맞서고 있다. 특히 다음 주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홍콩 보안법 심의가 이뤄질 수 있어 미·중 갈등도 격화할 전망이다.

11일 외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 ‘2019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발간에 맞춘 브리핑에서 “모든 종교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억압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이제 종교기관에 공산당의 리더십에 복종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두 정부 형태는 전혀 같지 않다”면서 “우리에겐 법치가 있지만 중국엔 없다. 우리에겐 언론의 자유가 있고 평화 시위를 포용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중국은 수십 년 된 종교와의 전쟁을 계속한다. (양국) 차이는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간된 국제종교자유 보고서는 “중국이 기독교와 이슬람교, 티베트 불교도 등에게 고용과 주택, 사업 기회 등에서 차별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보안법 제정을 강행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홍콩 정부 고위직들과 10차례 이상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해 보안법 제정에 대한 지지를 강력하게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중국 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이례적으로 홍콩 정부 모든 부처의 차관과 국장, 정치 보좌관들을 대상으로 홍콩 보안법 제정 취지를 설명하며 지지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도 홍콩 보안법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라는 지침을 공영방송인 RTHK에 내려 중국 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3일간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홍콩 보안법이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