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만에 1달러=1120원대… 바이든 당선땐 원화 강세 이어질듯

트럼프 재선땐 IT株 상승 계속

원·달러 환율이 1년 7개월 만에 장중 1120원대에 진입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혼조세다. 한 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11월 3일)이 환율과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원화와 위안화의 동반 초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약달러 지속으로 코스피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더 강해지면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00원 내린 1129.9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개막한 중국 5중 전회로 인한 위안화 가치의 상승이 기대되고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낮아진 탓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30원 부근의 저항선이 깨지면 지지선이 1100원 초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41포인트(0.06) 내린 2359를 기록하며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재정정책 확대로 경기부양이 더 가속화되고 달러 약세에 증시 랠리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현재와 유사한 시장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테마주’로는 친환경 관련주가 꼽힌다. 바이든 후보가 강하게 추진하는 친환경 인프라 투자, 명확한 탄소중립 목표, 전기차 충전소 보급 등 그린 뉴딜 정책에 따른 성장 모멘텀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감세와 정보기술(IT) 기업 규제 강도를 낮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주도주였던 아마존, 구글, 애플 등 언택트 빅테크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지금까지 미국 경제 성장, 주식시장 강세 동력이 유지될 것”이라며 “이 경우 한국은 미국 및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 속에 IT 주도의 상승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중(26~30일) 뉴욕증시도 미 대선 풍향에 따라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에는 핵심 지표인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발표된다.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인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 대표적 미국 IT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도 이날 집중돼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