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 22년만에 최대폭 상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월 주택중위가격 17.2% 급등
초저금리·확장재정… 수요늘어

미국의 3월 주택 가격이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재정을 확대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2일 “올해 3월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32만9100달러(약 3억7000만 원)로, 1년 전보다 17.2% 급등했다”고 밝혔다. 3월 기존주택 매매가격으로는 22년 만에 최대폭의 상승이다. 지난 1년간 미국의 집값 상승도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반면 3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보다 3.7% 감소한 601만 건(연율 환산)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의 시장 전망치인 611만 건을 밑돈 것이다. 수요에 비해 부족한 주택 공급이 가격을 계속 밀어 올리면서 거래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로런스 윤 NAR 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거래 건수가 줄어든 것은 수요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NAR에 따르면 지난달 매물로 나온 기존주택은 107만 채로, 1년 전보다 28% 급감했다. 기존주택 거래는 미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가 신규주택 거래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택가격도 상승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7개 회원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을 찍었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도 거의 5%로 근 20년간 최대 폭이다. 전 세계 주택가격 상승은 수년간 이어진 초저금리가 주택 수요를 키운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과열을 가속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 부양과 교외의 넓은 집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집값이 더욱 급등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과도한 가계 부채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