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최악인데… 文 “소부장 위기 극복” 자화자찬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부장 성과 간담회’에 참석
“자립도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글로벌공급망 협력 주도할 것”

日수출규제 해소 대책은 빠져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기습 공격하듯이 시작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의 길을 걸은 지 2년이 됐다”며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우리 기업과 국민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핵심 품목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수입처를 다변화해 소부장 산업의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로 만들었다”며 “소부장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후 소부장 산업 자립화와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 온 기업인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지나친 자화자찬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한·일 관계가 여전히 최악인 상황에서 일본과 관계 개선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무역협회가 있는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지난 2년 우리는 상생과 협력으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향해 전진했다”며 “그 성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3대 품목 공급망 안정적 구축,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한 일본 의존도 감소 등을 성과로 제시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자 코로나 이후 ‘대재건’의 동반자로서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선도 국가로 우뚝 설 것”이라며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입지도 공고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2019년 8월 부품소재기업 방문을 시작으로 이번 간담회까지 소부장 기업과 여섯 번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한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거듭 설명하면서도 수출규제 조치를 불러온 한·일 관계 갈등을 풀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외교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만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함이나 일본의 옹졸함과 별개로 불필요한 한·일 간 갈등을 불러온 우리 정부의 조치들이나 여전히 냉랭한 한·일 관계 등에 대한 언급 없이 기업들의 노력에 기댄 성과를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