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밖의 남자’ 윤석열 놓고 이준석·親尹 정면충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진석·권성동·장제원 의원
“야권 후보를 보호하지는 않고
자신의 가치만 높인다” 직격탄

李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때
안철수 밀기 부화뇌동 잊었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23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중진들이 “윤 전 총장을 비빔밥 당근으로 폄하한다”고 이 대표를 저격하자, 이 대표가 “부화뇌동한 자들, 당을 흔들지 말라”고 맞섰다.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제1야당 당수가 철학과 정책으로 무장하지 못하고 따릉이 타기와 토론 배틀 등의 이벤트 쇼에만 매몰되면 정권 연장을 위한 방석만 깔아주게 된다”며 “야당 지도부가 정치혁명이란 일부의 예찬에 취해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어 “4·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요인은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노회한 지도력도 있었지만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당내주자에 대해서만 지지 운동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해선 곤란하다. 정권교체의 깃발이 사라지면 뭘 가지고 내년 대선을 치를 것인가”라고 물었다. 4선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당 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3선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는 야권 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밀겠다고 당 절반 이상이 부화뇌동해 큰 선거를 그르칠 뻔한 것을 겨우 바로잡은 선거”라며 “당 외 주자에 방점을 찍고 당을 흔드는 시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도 중진의원들을 향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밖의 인사를 밀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다 버리고 압박하다가 나중에 단일 후보가 확정된 뒤에는 유세차에 올라오려고 하셨던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 외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선택받았다”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날 향후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경우를 대비한 네거티브 대응 조직 설립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당 외 주자가 해명자료를 제출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당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고운·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