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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2년 08월 19일(金)
약자 응시한 착한드라마… 흥행도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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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남긴 것



자극적 소재·선악갈등 없이
최고 시청률 17.5% ‘성공’

자폐인·성소수자·탈북민…
TV서 꺼리던 소재들 다뤄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었나
“현실속 우리들 성찰 끌어내”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끝났다. 우영우는 로펌 ‘한바다’의 정규직 변호사가 됐고 이준호와도 헤어지지 않기로 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매번 어려움을 겪던 ‘회전문 지나가기’를 혼자 힘으로 해낸 뒤 ‘뿌듯함’이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환하게 웃은 우영우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첫 회 시청률 0.9%로 시작한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며 10% 중반대로 올라갔고 18일 방영된 마지막 회 시청률은 17.5%로 최고를 기록했다. 시청률만 높은 게 아니라 문화에서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와 메시지로 해석되며 ‘사회적 신드롬’이 됐다. 콘텐츠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달라진 플랫폼 환경을 보여줬고, 뮤지컬에 이어 시즌2 제작까지 검토되면서 슈퍼 지식재산(IP)이 됐다. 우영우가 남긴 것을 정리했다.

◇나는 정명석인가, 권민우인가

사실 ‘우영우’는 판타지물에 가깝다. 실제 미국에 자폐인 변호사가 있지만 여러 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 자폐인에게 가장 어려운 게 ‘낯선 이와의 소통’ ‘타인의 감정 헤아리기’인데 우영우는 그것을 해낸다. 무엇보다 우영우의 주변 인물들은 지나치게 ‘올바르다’. 특히 문지원 작가가 “40대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멋짐’을 넣은 캐릭터”라고 밝힌 정명석 변호사가 그렇다. 무심코 우영우에게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가 즉시 사과하고, 우영우가 늘어놓는 고래 이야기에 의뢰인들이 당황할 때 차분하게 사건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도 그의 몫이다. 현실에선 볼 수 없는 배려와 자상함에 ‘유니콘 멘토’라는 별명이 붙었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우영우’가 남긴 것으로 ‘반성’이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윤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 장애인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반성, 현실에서는 ‘우영우’ 같은 이야기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성찰이 드라마를 통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만약 실제로 우영우가 동료 혹은 후배일 때 나는 권모술수 권민우일지 유니콘 멘토 정명석일지 자문하게 한다.

◇눈 뜨고 보세요. 모든 약자들을

‘우영우’는 법정물이다. 천재적 암기력과 기발한 발상으로 어려운 사건을 해결해가는 우영우의 모습은 통쾌했다. 하지만 ‘우영우’가 다룬 사건들은 기존 법정물과 조금 다르다. 주로 정경 유착, 비리 사건 등이 소재였던 기존 법정물과 다르게 ‘우영우’는 우리 옆에 존재하나 애써 눈 감으려 했던 이야기를 다뤘다. 여성 권고사직 사건은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 차별을 다시 논의의 장으로 끌어냈고, 지적장애인 준강간 피해 사건은 우영우와 이준호의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장애인의 사랑’ 담론에 불을 지폈다.

이와 함께 드라마는 성 소수자, 탈북민, 영세업자,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기존 드라마에선 잘 다루지 않던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문 작가는 “만약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살 만한 곳,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게 있다면 그건 우리 드라마라기보다는 드라마를 계기로 해서 쏟아져 나올 여러 이야기들”이라고 말했다. 우리 눈을 가리고 있던 한 겹의 막을 우영우가 부드럽게 벗겨낸 셈이다.



◇작품만 좋으면 성공한다

‘우영우’의 선전은 ‘착한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영우’는 넷플릭스 TV쇼 부문 TOP10 중 5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유인식 PD는 자극적인 함흥냉면이 아닌, 심심한 평양냉면의 맛을 들며 “우리 드라마는 ‘평양냉면’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우영우’는 막장드라마식 자극적인 이야기, 눈살을 찌푸리는 빌런도 없는 ‘착한 드라마’다.

케이블 채널인 ENA에서 방송된 ‘우영우’의 성공은 작품만 좋으면 어떤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든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년간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작품을 ‘찾아보는’ 시대가 된 덕분이다. 기존 방송사보다 원천 IP를 가진 제작사의 힘이 더 강력해졌다는 점도 보여줬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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