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민 재판부’에 책 2권 분량 ‘정경심 기록’ 제출

조씨측 요구로 제출된 자료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 가능성

검찰이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사 사건 기록 상당수를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무효 소송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 씨 측 요구로 넘어온 자료에서 당시 수사의 허점을 찾아 입학 취소 무효 근거로 삼겠다는 복안으로 보이지만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된 사안이어서 재판에서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부산지법 행정1부(부장 금덕희)에 정 전 교수 형사 사건 기록을 책 2권 분량으로 제출했다. 해당 기록엔 정 전 교수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실형을 받았던 판결 내용과 증인신문 내용, 피의자 신문조서 등 수사 자료들이 다수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 씨 측이 지난 6월 재판부에 정 전 교수의 사건 기록을 증거 자료로 채택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기록을 보관한 중앙지검은 3개월여간 제출 자료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 씨가 정 전 교수의 확정판결 후에도 입시 서류 위조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에 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보기 위해 관련 기록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조 씨의 이른바 ‘7대 스펙 조작’이 입증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 허점을 찾아내 입학 취소가 무효란 주장을 할 수 있겠지만 정 전 교수 재판에서도 다양한 부분이 쟁점화됐었고 유죄 판결이 나왔다”고 했다.

한편 부산대는 22일 2차 변론을 앞두고 입학 취소가 정당하다는 내용의 법률 서면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조 씨는 입학 취소의 근거가 된 부산대 ‘모집 요강(서류 위·변조 사실이 확인될 시 불합격 처리한다)’은 법적 효력이 없고, 표창장 위조 등은 입학 취소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 아니란 내용의 서면을 법원에 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