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미사일 묘지’ 조성…전쟁참상 기억하고 전범처벌에 활용도 희망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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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촬영된 사진 속에서 현지 경찰들이 러시아 측이 발사한 로켓의 잔해 더미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전쟁 초반 러의 집중 포화 맞은 하르키우
도심의 미사일·포탄 잔해 수거, 분석 중
"포탄 제조·관리 정보로 전쟁범죄 조사"
이미 러 軍장성 등 수십명 조사대상 특정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최근까지 약 5000발 이상의 순항미사일과 셀 수 없을 정도의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쏟아 부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미사일 가운데 상당수는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집중 포화를 맞았던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 집중됐다. 침공 개시 후 1년여가 흐른 이제 하르키우는 도시 곳곳에 전쟁의 흉터처럼 남아 있는 미사일 잔해를 모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하르키우 검찰이 하르키우 내 산업지구에 이른바 ‘러시아 미사일 공동묘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습 당시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박혀 있던 미사일 동체를 수거해 축구장 절반 정도 넓이의 공간에 모으다 보니 벌써 1000발이 이상의 미사일 잔해가 모였다.

하르키우 당국은 훗날 미사일 잔해들이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박물관 전시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와 동시에 이 수집물들이 러시아 당국과 군인들을 전쟁 범죄로 기소하는 데 도움이 될 증거 자료로도 사용되길 희망하고 있다. 드미트로 추벤코 하르키우 검찰 대변인은 가디언에 "이 포탄들은 모두 하르키우 시내에서 발견됐지만 실제 우리를 향해 발사된 것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것들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증거물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촬영된 사진에서 우크라이나 측 전문가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미사일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현지 검찰은 수거·수집된 미사일 잔해들의 약 95%가 ‘스메르치’ 시스템을 포함한 러시아제 다연장로켓포(MLRS) 포탄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2008년 국제조약으로 사용이 금지된 집속탄 잔해도 포함돼 있다.

추벤코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진 민간인 대상 전쟁범죄를 조사하는 데 이 같은 포탄 잔해 수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잔해에는 미사일이나 포탄 제조업체를 나타내는 코드를 비롯해 보관과 유지보수를 담당한 군부대 등이 표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하르키우 검찰은 발사된 잔해를 분석해 파악한 미사일·포탄의 종류와 비행경로, 탄착지점 등을 분석해 알렉산드르 주라블료프 중장을 포함한 수십 명의 러시아 군인과 관리들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주라블료프 중장은 2016년 시리아에 파견된 러시아군의 사령관을 맡아 군인과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가디언은 "여러 보도에 따르면 주라블료프 중장은 하르키우를 향해 스메르치 로켓을 발사하는 명령서에 사인할 수 있던 유일한 고위 군장성이었다"고 전했다.

하르키우 당국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도심과 인근 지역에서 현재까지 44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700여 명의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8231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2만1965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게다가 러시아군의 공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상자 보고가 지연되고 있어 실제 사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OHCHR은 추정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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