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사업장 근무율 2.2%… 女장애인에 더 가혹한 ‘차별’

임시직 비율 男 장애인 2배
10명 중 8명 꼴로 비정규직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등 장애인 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장애인 여성 근로자 중에 정규직 비율은 20%에도 못 미쳤고,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근무 비율은 2%대에 불과했다.

7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3년 상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기준 남성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60.5%인 데 반해 여성은 83.0%에 달했다. 10명 중 8명꼴로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장애인 경제활동인구는 총 258만9000여 명이며, 이 중 남성이 149만1000여 명, 여성이 109만8000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 근로자 비율은 남성이 40.0%인 반면 여성은 28.7%였다. 임시근로자는 남성이 19%, 여성이 39.3%로 남성보다 2배로 높았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인 ‘나 홀로 사장’은 남성 장애인이 24.4%, 여성이 13.4%였다. 돈을 받지 않고 가족을 위해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 비율은 남성이 0.5%인 반면 여성은 6.2%로 다소 높았다.

남성과 여성 장애인 근로자가 종사하는 사업체 규모는 1~4인이 가장 많았고, 그 비율은 각각 43.2%·45.7%였다. 300인 이상 근무 비율은 남성이 5.5%, 여성이 2.2%에 불과했다. 또한 15세 이상 장애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7.1%, 고용률은 45.4%인 반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24.2%·23.5%로 남성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참가율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뜻하는데,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실업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 여성은 취업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나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은 비율이 높은 것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