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부·단식 선언 송영길… 변호인까지 불출석

이번주만 재판 두 차례 공전
재판부 “전면거부 모습 우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연루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후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 옥중 출마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가 3일 재판에 불출석했다. 송 대표는 전날 재판 거부 및 단식을 선언했는데 이날 재판에는 변호인도 모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결국 선거 이후로 다음 재판 기일을 잡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대표의 6차 공판을 연기했다. 지난 1일에 이어 이번 주에만 두 번째 재판이 열리지 못했다. 이날 재판에는 송 대표 측 변호인도 출석하지 않아 법정엔 재판부와 검찰만 앉아 있었다.

재판부는 “(변호인까지) 재판을 전면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려가 된다”며 “법정 출석 거부는 재판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30∼40분 동안 시뮬레이션을 돌렸는데, 피고인 측에서 한 분도 안 나와서 엉망이 됐다”며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검찰 역시 재판부에 “부디 법에 따라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을 15일로 잡았다.

송 대표 측은 전날 “보석 기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저항권의 하나로써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송 대표는 1일에도 보석 신청 기각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면서 재판에 불출석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에 관여하고 7억여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된 송 대표는 총선 광주 서갑 지역구에 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송 대표는 선거운동 등을 위해 보석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28일 재판부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