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법사위, 운영위 모두 갖겠다”…‘상임위 독식’도 노려

민주 “합의 안되면 표결 강행”
18개 상임위장 다 가져갈수도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 지도부가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은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친명(친이재명) 지도부’와 호흡을 맞출 국회의장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합의 불발 시 상임위원장을 표결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21대 국회 전반기처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7∼8일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나설 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이날 출마 선언과 함께 후보자로 등록한 6선의 조정식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미국은 다수당이 전체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고 있다”며 “6월 안에 원 구성을 마쳐야 하는데 여야 협상이 안 되면 본회의 표결을 통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22대 국회 민주당 의석이 절반을 훌쩍 넘는 171석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민주당의 ‘상임위 독식론’에 힘을 더해주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 역시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정권 견제를 위해서는 운영위원장, 실천하는 국회를 위해서는 법사위원장 확보가 필수”라며 “국민의힘이 고집을 부리면 국회법상 절차대로 (표결로) 선출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조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 의석수를 현행 200석에서 180석으로 하향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법안 재추진 △쟁점 법안의 직권상정 불사 △정치 검찰의 국회 압수수색에 대한 동의 불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조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와 박 원내대표, 조정식 국회의장 등 이렇게 ‘스리 톱’이 되면 총선 민의를 제대로 실현할 최상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선의 우원식 의원도 이날 오전 출마 회견에서 자신을 ‘이재명의 사회 개혁 동반자’라고 소개하며 “윤석열 정권의 사법권 남용으로 훼손된 삼권분립 정신을 수호하는 개혁 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대한 검찰의 부당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의 시행령 사전심사제 도입, 자료요구권 및 조사권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또 “(200석에 모자란) 8석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며 쟁점 법안마다 야권의 편에 설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에선 이들 외에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으며, 박지원 당선인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