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축구하는 재미에 푹빠져[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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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윤종현(33)·박하늘(여·30) 부부

저(하늘)와 남편은 같이 공을 차는 부부입니다. 지난 2017년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출근한 회사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은 제 첫 직장의 같은 팀 선배였습니다. 당시 저희 팀에 여자가 저뿐이라 짓궂은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마케팅팀에서 누가 가장 잘생겼냐”는 질문도 그중 하나였어요. 당시 저는 남편 이름을 답했어요. 제 사수는 아니었지만, 저를 잘 챙겨줬거든요. 다정하면서도 선을 지키고, 일도 똑 부러지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얼른 배워서 선배(남편)처럼 돼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건 입사 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때의 일이에요. 업무 특성상 야근이 많아 가족보다 팀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팀원들과 속마음을 터놓을 정도로 친해지게 됐죠. 남편과는 회사에서만 만나던 사이에서, 퇴근 후에도 만나는 사이로 발전했어요. 저뿐 아니라 남편도 저에 대한 호감을 키우고 있었어요. 쌀쌀한 겨울밤 남산 벤치에 앉아 야경을 보는데 남편이 “하늘아, 우리…”라고만 말했는데도, 고백이라는 것을 직감했죠. 남편 고백이 끝나기도 전에 “응”이라고 답하면서, 저희는 연인이 됐어요.

결혼은 서로의 보호자가 되고 싶어 결심했어요. 2021년 제가 갑자기 아파 입원하게 됐는데, 남편은 자신이 보호자가 아니라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고 안타까웠다고 해요. 하루빨리 가족이 돼 저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고 싶었대요.

3년 연애 기간을 거쳐 결혼했어요. 올해로 결혼 2년 차예요. 결혼 후 달라진 점은 남편의 취미를 함께 즐기게 됐다는 거예요. 새벽에 땀으로 샤워한 모습으로 해맑게 웃으며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서 ‘축구가 얼마나 재밌길래 저렇게 즐거워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축구를 시작해 재미를 붙이게 됐죠. 취미생활을 함께하면서 더 풍부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즐거운 것 같아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