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는 어떻게 세상과 만나게 되었나

고대 이집트 문명은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침공 이전까지 외부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나폴레옹과 동행한 학자들과 군인들이 시작한 연구는 이후 조금씩 3000년간 묻혀 있던 거대 문명의 비밀을 드러냈고 로제타석 해독은 고대 이집트 문명 이해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다. 탐험가들은 왜 고대 이집트 문명에 매료됐을까.

EBS ‘다큐-10’은 15~22일 오후 9시50분 영국 BBC 제작 6부작 다큐멘터리 ‘이집트 발굴 비사’를 방송한다. 1부, 2부는 투탕카멘 왕묘를 찾아낸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와 소년왕 투탕카멘의 이야기다. 카터는 원래 고대 유적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이집트에 가게 된다. 그는 1898년 폭풍피해를 조사하러 서부 테베로 갔다 왕묘의 흔적을 발견하고 1908년 영국 귀족 카나번 경의 지원으로 발굴에 착수한다. 1차 세계대전과 지원 중단으로 발굴은 여러 차례 위기를 맞지만 카터는 불굴의 의지로 1922년 마침내 도굴꾼들의 손이 닿지 않는 소년왕의 묘를 발견한다.

3부, 4부는 탐험가 조반니 벨조니와 람세스2세를 다룬다. 벨조니는 이집트 유물을 가장 많이 찾아 유럽으로 실어나른 인물이다. 이탈리아 파두아 출신으로 영국에서 서커스 차력사 등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다 이집트 유물 운반하는 일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는 이집트 주재 영국 총영사 솔트의 후원으로 이집트 남부 탐험을 떠나고 람세스 2세의 업적을 기록한 벽화로 가득한 아부심벨신전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벨조니는 솔트가 자신이 발굴한 유물을 부자들한테 팔아넘기는 것을 알고 절망하지만 발굴을 계속해 세티 1세의 무덤을 찾아낸다.

5, 6부는 로제타석의 발견과 고대 이집트 신성문자 히에로글리프 해독 비사를 다룬다. 1798년 이집트를 침공한 나폴레옹의 군대는 로제타에서 이집트 신성문자인 히에로글리프와 이집트 민중문자, 고대 그리스어로 같은 내용을 3번 적어 놓은 비석, 로제타석을 발견한다. 로제타석은 이후 영국군의 손으로 넘어가고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해독 경쟁이 벌어진다.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이 신성문자가 단순 상징이나 뜻글자라는 보편적 학설을 뒤집고 소리글자의 성질도 갖고 있음을 밝혀내면서 해독에 성공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에 간 샹폴리옹은 고대 이집트 문명을 새롭게 조망한다. 피라미드가 부활을 위한 거대한 우주선이었다는 사실을 비롯해 우리가 이집트에 대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정보가 그의 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