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벗었던 중년여성들 또 벗었다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10년 전 누드모델로 나섰던 ‘캘린더 걸스(Calendar Girls)’ 6명이 다시 옷을 벗었다고 BBC가 29일 보도했다.

캘린더 걸스는 영국 노스요크셔에 사는 45~60세의 중년 여성 11명이 1999년 누드 캘린더를 찍으면서 붙여진 이름. 이들은 절친한 친구 안젤라 베이커(당시 50세)의 남편 존이 백혈병으로 숨지자 지방 병원 설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이도 잊은 채 옷을 벗어던졌다. 꽃꽂이 장식 등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채 캘린더 모델을 자원한 것이다.

소규모 판매용으로 만들었던 이 캘린더에 얽힌 사연이 영국 주요 언론들에 보도되고 국제적으로도 큰 화제가 되면서 캘린더는 총 90만부나 팔려나갔다. 2000년에는 이들을 소재로 한 나이젤 콜 감독, 헬렌 미렌 주연의 영화 ‘캘린더 걸스’가 제작되기도 했다. 당시 판매 수익금 200만파운드는 병원 설립 및 운영기금으로 사용됐다.

이들 캘린더 걸스 원조 회원 11명 가운데 6명이 10년이 지나 다시 뭉쳤다. 백혈병 연구재단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이들은 이번에도 200만파운드 이상의 모금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곧 동명 연극공연이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다시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9일 BBC는 6명이 10년 만에 캘린더 제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다시 옷을 벗기로 결정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기도 했다.

베이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옷을 벗으면서 11명 모두 유쾌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우리는 존의 죽음을 기리고 백혈병 치료에 힘을 보태기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렸으며 그 뜻을 되살려 다시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