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번째… 환상과 모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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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이란 숫자는 서양에서 외경과 공포의 대상이다. 동양의 12간지(干支)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를 지향하고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올해 13회를 맞아 13이라는 숫자에 주목, ‘성장과 도약’을 방향점으로 잡았다.

부천영화제 측은 “7월16일부터 11일간 열리는 올해 행사에 세계 41개국에서 202편(장편 122, 단편 80)의 작품이 참여,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한상준 집행위원장은 “환상, 모험을 키워드로 대중성을 지향하는 장르영화제답게 한 걸음 더 나아간 성장과 기존 사고를 탈피한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숫자 13에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올해 영화제의 큰 특징은 세계 영화계에 첫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38편이나 된다는 것. 2008년보다 23편(150%)이나 늘어나 관객들은 장르영화의 새로운 재능을 일찍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영화제를 여는 개막작으로 일본 이와모토 히토시 감독의 ‘뮤(MW)’가 선정됐다. 영어 알파벳 아래위 어디를 읽어도 똑같은 제목의 이 작품은 일본 정부에 의해 학살당한 섬 주민 중에서 살아남은 두 소년의 복수극을 그렸다. 폐막작으로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무술 액션 영화인 ‘메란타우’가 상영된다.

공식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는 서구 영화 6편과 아시아 영화 6편이 참가, 동양과 서양의 장르 대결이라 부를 만하다. 단편 경쟁 부문에서도 서구 영화 5편, 아시아 영화 7편이 겨룬다.

영화제의 특성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금지 구역’ 부문에서는 모든 것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면도날 같은 작품들이 상영된다. 1970년대 미국의 성문화를 다룬 ‘아메리카 70 섹스 천국’과 나치좀비부대와 의대생들의 한판 대결을 그린 ‘데드 스노우’ 등이 눈에 띈다.

‘패밀리 판다’ 부문은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모았다. ‘볼케이노 트윈의 모험’ ‘나도 스타가 될 거야’ 등이 가족 관객을 기다린다. 올해 특별전 중엔 ‘뱀파이어 영화전’ ‘여고괴담 10주년전’ ’한국영화 회고전-1980도시성애영화’ 등이 눈길을 끈다. 입장권 예매는 영화제 홈페이지(www.pifan.com)에서 가능하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