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에 전하는 ‘부처의 경영학’

독일 기술경영학석사(MBE) 과정 학생들이 국내 경영전문대학원에서 한국과 아시아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토종 프로그램으로 단기집중 교육을 받는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는 “독일 슈타인바이스대 엔지니어 출신 및 공학계열 전공자들을 위한 MBE 과정생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21∼23일, 28∼30일까지 각각 우리 기업의 경영전략과 노하우 관련 집중 여름학기 수업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되는 SKK GSB의 독일 학생 연수에서는 이 대학원 유필화(경영학) 교수가 진행하는 ‘불교와 경영, ‘삼성전자와 마케팅 성공사례’ 등 한국·아시아적인 특수성을 경영에 접목시킨 강좌에 특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독일 학생들이 한국 외에도 미국의 인디애나대 MBA를 비롯한 일본과 스위스의 경영대학원에서도 수업을 받았으나 SKK GSB 수업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는 것.

‘CEO, 고전에서 답을 찾다’, ‘부처에게서 배우는 경영의 지혜’ 등의 저서를 낸 유 교수는 이번 강의에서 인류 최초로 고객 만족을 주창한 붓다의 정신에서 21세기에 필요한 경영의 핵심 원리를 뽑아내 강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붓다가 법을 펴면서 가르친 ‘자리이타(自利利他·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이롭게 한다)’, ‘발심(發心·간절한 원을 세운다)’, ‘수처작주(隨處作主·어느 곳에 있든지 있는 그 자리에서 주인이 된다)’는 각각 현대 기업의 고객만족과 비전제시의 필요성, 그리고 주인의식으로 응용될 수 있는 경영의 원리이기도 하다는 것. 이와 함께 붓다가 강조한 ‘지금 여기’에서 ‘순간순간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원칙을 끌어내고 절집 특유의 토론 문화에서 바람직한 기업의 토론 문화를 유도해 소개할 예정이다.

유 교수는 특히 서정주의 시 ‘국화 앞에서’를 소개하며 불교의 인연법을 설명함으로써 기업의 부서 하나 하나, 고객과 내가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강좌에 앞서 독일 학생들은 22일 서울 강남구 수서동 전국비구니회관을 찾아 다도 및 사찰음식 만들기 체험수업을 받는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