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했다” 친구 감금·폭행 살해 ‘10대들의 잔혹극’

10대 중반의 청소년들이 또래 10대 여학생을 감금하고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엽기적으로 훼손해 한강에 버린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2일 자신들에게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또래 김모(15)양을 폭행, 살해하고 범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한강에 버린 혐의(살인 등)로 정모(15)군과 최모(15)양을 구속하고 안모(16)양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시신 유기를 주도한 혐의(시신 유기)로 이모(19)군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양 등 가출을 통해 알게 된 10대들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최양의 집에서 숨진 김양과 함께 모여 놀던 도중 평소 김양이 최양 등 다른 여자 10대들을 겨냥해 ‘몸가짐이 헤프다’는 험담을 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김양을 12일까지 4일 동안 감금,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양 등은 폭행 도중 김양이 사망하자 인터넷을 검색하며 매장과 화장 등 시신 처리 방법을 의논하다 무거운 물체를 달아 한강에 버리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이 양화대교 부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유기 장소를 결정했다.

또 시신을 처리해 달라는 안양의 부탁을 받은 이군은 케이블TV를 통해 봤던 탐정만화에서 범인이 시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는 것을 흉내 내 똑같은 방법으로 무게를 줄이는 잔인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군 등은 김양의 시신과 벽돌, 시멘트 덩어리를 함께 담요에 넣은 뒤 로프로 묶어 지난 13일 오전 택시를 타고 마포구 양화대교 북단으로 가 다리 위에서 시신을 강에 던졌다. 이들은 택시를 불러 시신을 트렁크에 싣는 과정에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택시기사에게 “학교 과제로 쓸 조각상”이라고 둘러대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