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中 제2경제대국 부상과 한국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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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주요 신문들은 16일 일본 내각부의 발표를 인용, 지난 2분기 동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조3369억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일본 GDP보다 486억달러나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중국의 경제성장은 10%로 전망되고 일본은 2%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돼 중국과 일본의 GDP가 연간으로 각각 5조6673억달러와 5조247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2030년쯤에는 중국이 현재의 성장 여세를 몰아 미국마저 추월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1820년대에 이미 세계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한 바 있는 중국은 정치와 문화면에서도 명실상부한 중화주의 부활을 꾀하며 미국과 함께 주요2개국(G2) 시대를 열게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 경제는 미국의 방대한 시장을 활용, 일본이 주도했던 기러기 편대형 발전 모델은 이제 중국 경제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의 개편과 함께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 중국의 힘에 눌려 위안화 경제권으로 급속히 편입되고 있다. 세계 무역사에서 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집중도만큼 짧은 시간에 높아진 사례가 없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 가운데서 24%가 중국으로 집중돼 미국의 10.4%, 일본의 6%를 압도하고 있다. 이제 한국 경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추이와 경기 향방에 따라 직격탄을 받을 만큼 세계 어느 나라보다 중국 경제와 순치관계로 연접돼 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으로 선회한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하의 중국 경제가 한국에 던지는 가장 위협적인 요인은, 13억 인구가 전 산업 분야에서 동시에 약진을 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서부 저임 노동집약 산업에서부터 상하이와 톈진 등지에서 자본 및 기술집약 산업이 존재하는가 하면 유인 우주선을 발사, 성공적으로 귀환시킬 수 있는 우주산업이 있다. 세계 500대 다국적기업 가운데서 한국에는 260여개의 회사가 진출해 있지만 중국에는 480여개의 회사가 진출, 이제 l인당 소득 3000달러가 창출하는 ‘세계의 시장’ 중국에서 세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중화주의 대외경제 전략은 마침내 대만과도 포괄적 경제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중국 시장에서 한국에 또 하나의 위협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노동시장에서 인해전술은 이제 과학기술로 전이되고 있다. 미국의 저명 이공계 대학에서 중국의 박사 학위 취득자가 2000년대 초에 2300여명이 쏟아질 때 한국은 그 3분의 1에 불과한 800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 결과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하이테크 산업이 차지 하는 비중은 1991년의 4%에서 2007년에는 32%로 늘어났다.

중국의 장기적 고속 산업 발전은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 구조와 다기한 환경 문제군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은 에니지 절약형, 환경 친화형, 지식기반 서비스 부문에서 대중국 비교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은 이들 신(新)성장 분야에서 대중국 경쟁우위를 확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최근접 위치를 행운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해외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은 조선·철강·전자에 이어 자동차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됐다. 한국은 국가 발전 전열에 균열이 일어나는 순간 중국 경제에 언제든지 함몰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다.

축구에서 중국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있어 ‘공한증’이 있다는 말까지 있다. 한국의 첨단 과학기술력의 신장과 한국인의 독창성을 접합, 한국 특유의 비교우위를 길러야 한다. 교육에서도, 기술력과 문화력에서도 중국을 지속적으로 넘어설 수 있는 일당 백의 수월성을 적극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