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소음인 생강 ― 소양인 산수유 ‘면역력 지킴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상체질에 입각해 한방에서 추천하는 생강, 산수유, 국화, 오가피 열매와 나무(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등의 약재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폐양허(肺陽虛), 폐비기허(肺脾氣虛) 그리고 신양허(腎陽虛)로 인해 나타나는 증세로 본다. 이는 폐(肺), 비(脾) 신(腎) 등 3개의 장기가 양의학의 면역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는 한의학 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폐에 양기가 부족해 생기는 폐양허증의 경우 재채기, 콧물, 코막힘 외에 감기에 자주 걸리고 평소 손발이 차고, 숨이 가쁜 증상들을 보인다.

폐와 비장의 기운이 모두 쇠하면 나타나는 폐비기허증은 콧물이 많고, 숨이 가쁘고, 기운이 없으며, 희끄무레한 얼굴색 등의 증상이 특징이다. 또 신장에 양기가 허한 신양허증도 소화기에 문제를 일으켜 면역력을 약화시키는데 설사를 자주하거나 소변색이 맑은 증상을 보인다.

물론 임상에서는 위의 세 가지 유형 외에 다른 유형들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태음인, 소양인, 태양인, 소음인으로 나눠서 보는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의 관점에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수세보원은 조선 후기의 의학자 이제마가 저술한 사상(四象)의학서다.

소음인의 경우 소화기가 약하고 속이 차갑기 때문에 닭고기, 오골계 등 담백하고 열이 많은 육류와 따뜻한 채소류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약재로는 인삼, 황기, 대추, 생강, 진피 등을 추천한다. 특히 소음인에게 많이 추천되는 생강의 경우 핵심적인 면역세포로 지나칠 경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Th2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시킴으로써 과도한 면역반응을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생강은 항산화제와 각종 간 해독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역시 면역 기능을 강화해 준다.

소양인은 소화기는 튼튼한 데 비해 신장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을 강화시키는 음식인 돼지고기, 굴, 해삼, 전복, 복어 등의 해산물이 유익하다. 약재로는 숙지황, 구기자, 복분자, 산수유, 영지버섯 등이 많이 쓰인다.

태음인은 폐의 기능이 약해 다른 체질에 비해 쉽게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폐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쇠고기나 우유와 함께 청국장, 된장류의 음식이나 길경, 산약, 오미자, 맥문동, 갈근, 녹용 등이 도움이 된다. 태양인은 간 기능이 약하므로 고래고기, 조개류, 문어, 낙지, 게 등의 지방이 적은 해산물과 메밀 등의 섭취가 유리하고 모과, 오가피, 솔잎 등의 약재도 좋다.

대부분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허증이나 한증에 해당, 자신의 체질에 맞는 육류의 섭취가 중요하다. 육류는 대부분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보양하는 기능을 지녔다.

채소와 과일의 관점에서 보면 소음인은 사과와 귤, 소양인은 양배추, 태음인은 열무, 태양인은 양파와 포도, 파인애플을 평소에 많이 섭취해야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거나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자들은 체질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본인의 체질에 해로운 것을 자주 먹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인의 체질에 좋은 것을 많이 먹으려고 하기보다는 해로운 것을 삼가야 한다.

또 전문가들은 개개인의 자가 체질 감별은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자신의 체질을 잘못 알고 다른 체질의 섭생법에 따라 생활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체질 식이를 시행하기 전에 한의사와 면밀한 상담 후 자기 체질을 정확히 알고 섭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한편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차가운 음식은 알레르기성 비염에 좋지 않으므로, 가급적 삼가야 한다. 특히 냉장고에 있던 음료수, 과일 등은 먹기 전에 실온에 30분 이상 두었다가 먹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비염에 민감한 코뼈 부위인 하비갑개는 찬 기운에 노출되면 쉽게 붓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하루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도 알레르기성 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공기가 차가울 때인 새벽과 늦은 밤에 운동하는 것은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도움말=서정호 서울시 북부병원 한방과 과장·차용석 행복찾기 한의원 원장＞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