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중 11명 이름 공개… 다시 퍼지는 ‘장자연 리스트’

지난 2009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자연 리스트’ 속 실제 인물이라며 국내 언론계·재계·연예계 관계자의 실명과 사진이 온라인상에 또다시 퍼지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방송관계자 이모(40) 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장자연 리스트라고 떠도는 자료에 내가 포함돼 있다”며 “해당 사건과 무관한데 억울하게 명예를 훼손당했으니 최초 유포자를 잡아 처벌해달라”고 지난 23일 고소장을 냈다.

인터넷에 떠도는 실명 명단은 약 열흘 전부터 연예계 이슈 및 유머글을 다루는 A와 B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번에 유포되고 있는 명단에는 고 장자연 씨가 2005년부터 2009년 3월 7일 자살을 결심하기 전까지 성상납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자필 편지 속 인물 31명 중 11명의 이름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게시글에는 리스트 속 인물의 사진과 실명, 약력까지 구체적으로 포함돼 있으며, 링크 및 캡처 형태로 다른 커뮤니티로 확산되기도 했다. 현재 원본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이 씨의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고소인 조사를 마쳤으며, 두 개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최초 유포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최초 유포자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장자연 리스트 파문 당시 경찰은 리스트 속 인물 등 총 12명에 대해 수사한 바 있다. 이후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모(46) 씨가 장 씨를 때린 혐의로, 장 씨의 매니저였던 유모(36) 씨는 김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고, 2010년 두 사람은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사법 처리는 마무리됐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