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 제발 좀 자제하세요”…코로나 베이비붐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아이들 [AP=연합뉴스]

인니 병원·약국 문 닫아 피임 못해
내년 50만명 추가 출산 예상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베이비붐’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의 ‘가족계획’에 참여하지 못하는 부부들이 늘면서 내년 인도네시아는 37만~50만 명의 아기가 추가로 태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인도네시아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의도치 않은 베이비붐(출생률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병원, 약국 등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여성이 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피임 시술을 받기 어려워져 피임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국가가족계획조정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약 1000만 쌍의 부부가 피임을 중단했다. 이에 내년 초에만 37만~50만 명의 추가 출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가정 대부분이 이미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빈곤층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970년부터 산아 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독재정권 시기에는 군인을 대상으로 정관수술을 진행하는 등 군과 경찰을 동원할 정도로 인구 증가 억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비상식량을 나눠주면서 피임약도 함께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라디오 광고, SNS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임신을 미루도록 홍보하고 있다. 이에 전국 곳곳에서는 정부 차량이 마을을 돌며 확성기로 “당신은 결혼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임신은 하지 마세요” “아빠들 제발 자제하세요” 같은 직설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