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 印, 이번엔 국경지역 ‘댐 전쟁’

中, 싼샤댐 3배 규모 건설에
印, 10GW 수력발전소 맞불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 지역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겠다고 하자 인도도 댐을 짓겠다고 맞불을 놨다. 지난 6월 히말라야 국경 지역에서의 양측 군인 간 유혈 난투극 이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양국 관계가 ‘물 전쟁’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연방수자원부의 한 관리는 “중국이 브라마푸트라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는 것에 대응해 인도는 10GW(기가와트) 규모의 수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중국 댐 프로젝트의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아루나찰프라데시에 큰 댐을 짓는 것이 긴급해졌다”고 주장했다. 인도 당국은 중국이 브라마푸트라강 상류 지역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면 갑작스러운 홍수나 물 부족 사태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브라마푸트라강은 길이 2900㎞로 히말라야 기슭에서 발원해 중국 티베트자치구를 가로질러 동쪽으로 흐르다가 남쪽으로 꺾여 중국·인도 영토 분쟁 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을 관통한다. 중국에서는 야루짱부(雅魯藏布)강으로 불리는 이 강은 이후 갠지스강과 합류한 뒤 인도 남부 지역, 방글라데시를 거쳐 벵골만으로 유입된다. 앞서 옌즈융(晏志勇) 중국전력건설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야루짱부강 하류 댐 건설은 수력발전업계의 역사적 기회이자 수자원 안보와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인도가 관할권을 행사하고 있는 아루나찰프라데시 북쪽 중국 국경 지역에 지어질 예정인 이 댐은 세계 최대 규모 수력발전소인 싼샤(三峽)댐의 3배에 달하는 60GW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지역의 국경 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양측의 댐 건설 계획은 또 다른 분쟁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고 전했다. 브라마푸트라강 하류의 방글라데시도 중국의 댐 건설 추진에 강력히 반발했다. 방글라데시 환경운동단체 ‘리버라인 피플’의 세이크 로콘 사무총장은 “중국의 댐 건설로 하류의 물 흐름이 끊길 수 있다”며 “중국은 댐 건설 전에 이웃 국가들과 반드시 다자간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