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 추락에 놀란 개미… ETF로 눈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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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 주가 하락반전… 21%↓

서학개미 6000억 투자했는데
사기논란에 롤러코스터 장세

투자 올인했다가 피해 입을까
분산투자 효과 ‘ETF’에 관심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3년차 직장인 이모(29) 씨는 “드론산업이 유망하다는 분석을 거쳐 한 달 전 들어간 이항(Ehang)이 30% 폭락할 때 지난 여름부터 묻어뒀던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익률 60%를 기록했다”며 “매달 적금식으로 구매하는 혁신기업 ETF 비중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가 6000억 원 규모를 보유했던 중국 드론 제조 기업 이항 주가가 기술 조작 논란에 급락하자 한 종목에 올인하기 보다 분산투자 효과가 있는 ETF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이항 홀딩스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1.28% 떨어진 61.19달러로 마감했다. 이항 주가는 이달 12일 124.09달러에서 이항의 거래와 기술력이 실체가 없다는 글로벌 투자업체 울프팩리서치의 보고서가 나온 16일 62.69% 폭락한 46.30달러를 기록했다. 17일에는 이항의 반박에 다시 67.88%가 오르며 7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급등락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공매도 리포트에 주가가 급락한 ‘니콜라 사태’와 닮은 꼴이다. 해외주식 매수 상위 종목들의 손실에 피로감이 커지자 변동성에도 안정적 수익률을 보이는 ETF로 눈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기술 혁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을 담은 ETF에 몰렸다. 이달 17일 기준 최근 한 달 해외 ETF 순매수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테슬라 등 혁신기업을 담은 ‘ARK Innovation ETF’의 순매수 규모는 1억 6890만 달러(187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한 달 순매수 규모가 2000만 달러 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자금이 급격히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투자하는 ‘Global X Lithium ETF’ 순매수가 각각 9900만 달러, 6432만 달러로 2~3위를 차지했다.

뉴욕증시는 미 국채금리 상승 부담 속에 기술기업 주가가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68포인트(0.38%) 떨어진 31493.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4%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2% 하락해 마감했다. 애플은 이날 0.9%가량 내리면서 주간 낙폭이 4%를 넘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