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출신이 의혹 더 심해”…野동의없는 장관임명 ‘29 +α’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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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관 후보자 쏟아지는 의혹들

구설 없을듯해 우선 발탁했는데
청문회 앞두고 도덕성 논란 커져
임혜숙, 외유성 출장·논문 표절
안경덕, 삼성그룹 명절선물 의혹
박준영·노형욱 ‘배우자 리스크’
김부겸 배우자는 車압류 29회

문재인 정부가 후기 국정 과제를 마무리할 장관 후보자로 관료·전문가 집단을 대거 발탁했지만 후보자 본인은 물론 자녀, 배우자까지 이중국적과 과태료 체납, 불법 밀반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정치인보다 더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서 야당 반대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사례가 29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번 후보자들도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후보자들은 ‘배우자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3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이중국적인 두 딸이 의료비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부터 이들과 해외 세미나를 함께 다녔다는 ‘외유성 출장’ 문제, 제자 논문 표절, 아파트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 등이 제기됐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로 일명 ‘관테크’(관사 재테크)를 했다는 의혹과 자녀가 주소지를 옮겨 위장전입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 후보자는 차남이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 검증 실패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도 이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했음에도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중부고용노동청장 시절 삼성 그룹에서 명절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하루가 멀다고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야당 내에선 “관료들이 정치인보다 더하다”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다. 인선 발표 후 “문 대통령을 보좌할 ‘마지막 장관’인 만큼, 인사청문회를 조용히 지내기 위해 의혹이 적을 법한 인물로 고르고 골랐다”는 관측이 나왔던 것과 정반대되는 반응이다.

당시 청와대는 “일선에서 직접 정책을 추진한 전문가를 각 부처 장관으로 수용함으로써,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막상 청문회 국면에 돌입하자 도덕성 의혹이 물밀 듯이 쏟아지는 것이다.

통상 본인과 자녀에 대한 의혹이 주를 이뤘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배우자 리스크’도 줄을 잇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배우자가 각종 체납으로 29차례 차량이 압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 내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과태료·자동차세 체납 등으로 총 32차례나 차량이 압수됐다. 부인은 1996년 9월∼2003년 7월까지 쏘나타 차량을 총 21차례, 1998년 12월∼2001년 9월까지 티코 총 4차례, 2016년 3월∼2018년 9월까지 총 3차례 등 총 29차례 차량이 압류등록됐다. 김 후보자가 압수당한 경우도 3차례에 달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는 2015∼2018년 주영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부인이 찻잔, 접시 세트 등 도자기 장식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별도 세관 신고 없이 ‘외교관 이삿짐’으로 반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 부인은 또 2019년 12월 경기도에서 카페를 영업하며 도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이 장식품들을 판매하기도 했다. 노 후보자 부인은 1년 전 절도를 저질러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현아·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