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예비경선서 대세 굳히자’ vs 反李 ‘결선까지 가서 뒤집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토론 준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와 박용진(왼쪽)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MBC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국회사진기자단

11일 예비경선 앞두고 신경전
李측 “압도적 지지 필요하다”
나머지 주자들 李에 집중 공세
바지 발언·공약 등 비판 이어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컷오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반(反) 이재명’ 연대의 기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일반시민 여론조사 50%와 당원조사 50%를 반영해 본경선에 진출할 6인을 선출하는 예비경선 결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지사 캠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압도적인 지지가 확인된 만큼 오는 11일 예비경선을 통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연일 이 지사의 일명 ‘바지’ 발언을 비판하는 등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예비경선 득표율이 본경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지만, 본경선에서 결선 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하기 위해선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최근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50% 안팎의 지지를 받았다.

SBS와 입소스가 지난달 28∼29일 진행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52.8%로 나타났다. 핵심 지지층이 모여 있는 광주·전라에서도 43.3%의 지지를 받았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전국지표조사(6월 28∼30일)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50%가 이 지사를 지지했다. 한국갤럽(6월 29일∼7월 1일)에선 45%로 집계됐다.

본경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이 지사 측은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을 55∼6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지사를 돕는 한 초선 의원은 “예비경선이든 본경선이든 결국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지지층의 표심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 이재명’ 연대는 더욱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해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한 이 지사의 발언을 놓고 비판이 이어졌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냥 이런 이야기가 떠도는데’라고 하면서 상처를 내는 수준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비리 관련 의혹은 경선에서 걸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후보인 박용진 의원도 전날(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세상 민망한 일이 돼버렸다”며 “이런 일이 본선에서 있었으면 폭망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가 자신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제1의 공약이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선 부분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나머지 후보들은 예비경선을 계기로 이 지사 대세론을 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단일화도 변수로 꼽힌다. ‘반 이재명’ 측 한 재선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이 지사로는 힘들다’는 결과를 내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이후 다양한 합종연횡을 통해 이 지사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른바 ‘윤석열 X파일’ 파문을 일으킨 보수 정치평론가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가 이번에는 ‘이재명 X파일’을 언급했다. 그는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떤 분이 연락하셔서 ‘이재명 X파일 드릴게요’라고 했다”며 대선 주자들이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