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법무·행안’ 교체가 정치 중립 시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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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위한 경주는 시작됐다. 일제의 패전으로 해방되는 과정에서 주둔한 미군과 소련군의 역할에 대한 대선 1, 2위 주자의 발언이 역사전쟁으로 평가될 만큼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예비경선과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후보 단일화를 거쳐, 후보자 8명의 TV 정책토론으로 그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또, 제1 야당인 국민의힘 대변인 선출 공개 오디션에서 26세 취업 준비생과 27세 로스쿨생이 확정된 것도 대선 경주에 새로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대선과 총선 등에 적용되는 ‘공직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히 행해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당내경선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제6장의2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위한 당내경선’에서 당내경선에 관한 조항을 7개나 두고 있다.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헌재 2004. 5. 14, 2004헌나1)에서 정리됐다. 즉, 헌법재판소는 ‘공정한 선거관리의 궁극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대통령직의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며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지시했다. 여야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부터 엄정중립을 강조한 것이다. 그전에, 청와대·정부의 정치 중립을 의심받을 수 있는 인사들을 교체해야 한다.

우선,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예방하기 위해, 중립성을 의심받을 장관들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여당의 당적을 가진 국회의원 신분이므로 기본적으로 대선에서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선거 주무 장관으로서 경찰을 관할하고,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선거사범을 수사하므로, 선거를 앞두고는 당적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장관이 필요하다. 대통령 출마 선언 직후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3년 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사건의 소환 통보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친문 핵심인 두 장관은 여당 내의 경선에서도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여야 본선 차원에서도 부적당하다.

다음으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상임위원 등에 대한 인사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된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은 대통령선거에서의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 또,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공명선거 특보로, 지난 총선에서도 그의 중립성 문제가 계속 거론된 만큼 문제가 있다.

민주정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직선거의 공정성을 위해 대통령은 물론 장관 등 정부 공무원은 헌법과 공무원법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의무를 적극 실천해야 한다. 그 첫 조치는 중립의무 준수가 우려되는 공직자의 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