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과 미화사이… 6·25 배경 中영화 ‘창진후’ 개봉전부터 들썩

웨이보 해시태그만 2억여건
자국 역대최대 흥행수익 기대
“정치적 선전물 될 것” 우려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6·25전쟁을 소재로 한 중국영화 ‘창진후(長津湖·장진호)’가 오는 8월 현지 개봉을 앞둔 가운데, 중국 영화계와 정치권 등이 영화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내 최고 흥행작이 돼 부진에 빠진 중국 영화계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6·25전쟁에서의 중국 미화와 지나친 정치적 선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왕이(網易)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창진후의 개봉이 8월 12일로 확정된 이후 중국 SNS인 웨이보(微博)에선 관련 해시태그가 2억7000만 건에 이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약 13억 위안(약 2306억 원)의 자본이 투입된 이 영화는 6·25전쟁의 주요 전투 중 하나인 장진호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패왕별희로 유명한 천 카이거(陳凱歌), 황비홍 시리즈로 잘 알려진 쉬커(徐克), 퍼플스톰2로 유명한 린차오셴(林超賢)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고 애국주의 영화 ‘전랑’(戰狼)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우징(吳京)이 주연으로 등장한다.

중국 영화계는 이 영화를 침체된 자국 영화계를 살릴 ‘구세주’로 보고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영화산업은 올해 1분기 ‘설 특수’ 때 반짝 성장 이후 2분기에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하면서 하향세를 겪고 있다. 올해 실적 발표에 나선 영화사는 총 7곳으로 지난해 20곳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창진후의 흥행이 ‘가뭄에 단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영화가 중국 내 최대 흥행작인 ‘특수부대 전랑2’의 56억8781만 위안의 수익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미화하는 정치적 선전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개봉 시점보다 다소 이른 지난 27일에 게재했다. 이는 6·25전쟁 휴전 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영화에 대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을 밀어내 퇴각시킨 인민지원군이 얼마나 용감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