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파일있다’ 거짓 협박 주지스님 제적 정당”

법원, 징계 무효소송 패소 판결

주지와 사무장 사이 내연 관계를 의심한 승려가 성관계 음성 파일을 갖고 있다고 주지를 협박해 제적당한 뒤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 박석근)는 전직 승려 A 씨가 대한불교 조계종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2019년 같은 사찰 주지에게 “스님과 사무장 사이의 성관계 소리를 녹음했다”며 “종단에서 완전히 옷을 벗기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실제로 녹음 파일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내연관계를 의심해 유도신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평소 주지에게 불만이 있던 승려 B 씨에게 전달했고, 이후 해당 녹음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주지는 성 추문 의혹 속에 사퇴 압박을 받았다. 조계종은 그러나 지난해 3월 A 씨에 대해 “위법한 언행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승가의 위신을 손상케 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승려법에 따라 제적 처분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민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원고가 ‘스님 같은 위선자를 더는 살려둘 수 없다’고 말한 것은 협박에 해당함이 명백하다”며 “B 씨와 사전 모의해 주지를 협박하고 녹음한 뒤 녹음 파일을 전달한 행위 자체도 승단 내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며 제적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