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對北 식량 직접지원도 검토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함께
정부차원 인도적 지원 추진

통일부가 남북 간 연락통신선 복원 이후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승인한 데 이어 내부적으로 식량 직접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을 병행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연락선 복원 이후 남북 관계 복원과 교류 협력에 지나치게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통일부는 북측과의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함께 대북 식량 직접 지원을 중점 검토하고 있다. 당초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평양을 떠난 상황에서 접촉 루트를 다양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아직까지 국경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기는 이른 단계지만, 내부적으로 다양한 준비 리스트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측에 화상회의 구축방안을 제안한 바 있는 정부는 북측이 호응해 오는 즉시, 의제 정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일부는 자체적으로 북측과 논의할 의제 목록을 정리 중이며,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식량 지원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식량 지원의 경우 내부적으로 쌀 도정 작업 등으로 한 달 이상의 준비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해 이산가족 상봉 등 국민적 성원이 높은 사업과 함께 논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남북 정상이 10여 차례 서한을 주고받으면서 다양한 논의가 오고 갔을 것”이라며 “북한이 식량난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빠른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북 식량 직접 지원에 대한 여론의 향배가 변수다.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은 수만t 이상의 물자를 지원할 수 있지만,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정부가 대북 지원의 주체가 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셀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 이후 봉쇄에 나선 북한의 국경 개방 또한 과제로 남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