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재선거… ‘아베입김’ 얼마나 작용할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29일 선거… 3大 포인트

인기-실제투표 이어질지 여부
‘3선 이하 젊은층’에 표심 달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연임 포기 선언 이후 혼란에 빠진 일본이 오는 29일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自民)당 총재 선거를 치른다. 선거까지 남은 23일간 차기 권력 구도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여론조사 결과 추이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영향력, 3선 이하 젊은 세대의 향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크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6일 공개한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1142명) 결과에 따르면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이 2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21%),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12%),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1%), 아베 전 총리( 5%)가 뒤를 이었다. 아베 전 총리가 지지를 선언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은 3%로, 6위였다.

하지만 실제 총재 선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노 행정개혁담당상은 트위터 팔로어 수가 235만이 넘는 등 열광적 지지층이 있고 이시바 전 간사장 역시 지방에서 인기가 높지만, 둘 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자민당 총재는 국회의원과 당원·당우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당선되기에 주요 파벌 간 이해관계에 따라 여론조사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가 다카이치 전 총무상 지지 선언을 하면서 선거 구도도 3강에서 4강으로 재편됐다. 특히 아베 전 총리가 속한 자민당 내 최다 파벌인 호소다(細田)파에서는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첫 여성 총리 대망론’이 불고 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당초 총재 선거 출마에 필요한 추천인 20명 확보도 어렵다고 평가받았지만, 아베 전 총리의 지지 호소 이후 이번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태다. 무파벌인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일제의 아시아침략 사과)를 부정하고,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는 극우 성향 인사다. 결국 선거 향배는 현재 자민당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3선 이하의 젊은 의원 126명에게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기반이 취약하고 인지도가 낮은 이들이 이번 총재선거에서 누가 ‘선거의 얼굴’이 될지 판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자민당 원로가 “이제는 계파로 투표를 옥죌 수 없다”고 말하는 등 각 파벌 수뇌부 역시 젊은 의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