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피로감·대출 옥죄기에… 집값, 한풀 꺾였다

전국 아파트 매수세 감소

부동산시장 향방은 엇갈린 전망
일각“추가공급 없인 상승 지속”

주택시장이 매수자 우위 추세로 전환되면서 부동산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가격 급등 피로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집값이 정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추가 공급이 없는 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맞서는 등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 건수 감소에 이어 상승률, 수급지수 등 부동산 시장의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10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7%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 상승률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상승률은 9월 둘째 주(0.31%)까지만 해도 0.3%대 상승률을 유지했지만 이후 0.2%대로 떨어졌다.

최근 9주 연속 0.40%의 상승 폭을 보였던 수도권 아파트 상승률도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하락하며 이번 주 0.32%를 기록했다. 서울도 지난주 0.19%에서 이번 주 0.17%로 상승 폭이 더 꺾였다.

아파트 거래 절벽 상황은 더 심화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271건으로 전달(4177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3000건 이하로 줄어든 건 2019년 3월(2282건) 이후 2년 반 만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상승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매수세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부동산의 가파른 오름세가 일단은 주춤하면서 꺾였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이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뿐 폭은 줄어들더라도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며 “제대로 된 공급이 없는 한 가격이 하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가격 하락 전조 현상은 서울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