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安 밤낮없는 노고에 감사”…내각 인선 갈등 일단 ‘봉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갈등 봉합했지만…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의실에서 안철수 위원장 주재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내각 인선을 두고 빚어진 공동정부 갈등을 일축하는 의미로 “안 위원장을 비롯해 인수위원님들의 밤낮없는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언급하고 있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尹, 인수위 회의 참석 입장 밝혀
측근통해 조속한 합당 의지 전달

安 “공동정부 정신 훼손될 뻔
인사·정책 등 심도있게 논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이콧’ 하루 만에 복귀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밤낮없는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함께 인수위 회의를 주재한 안 위원장은 “당선인이 인수위 회의에 이렇게 많이 참석한 적은 역사상 없었다”고 화답했다. 내각 인선 등을 둘러싼 갈등 봉합으로 풀이되지만, 안 위원장은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다”는 ‘뼈 있는 말’로 경고성 메시지도 남겼다. 윤 당선인은 리더십, 안 위원장은 복귀 명분을 챙기면서 파국은 피해 가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인수위 간사단회의에서 “안 위원장과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민생을 챙긴다는 공통 과제를 가지고 함께 일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각 분과에서 현장 방문·국정과제 선정에 애쓰고 내용도 충실하다”며 “안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의 밤낮없는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당선인이 이렇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국가와 국민 미래에 대한 책임감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미래를 새롭게 열 수 있는 국정과제를 제대로 만들겠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첫째도 둘째도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의 복합 위기가 뚜렷하고 특히 물가가 심상치 않다”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취약계층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안철수계 0명’으로 내각 인선을 마무리한 전날(14일) 업무와 일정을 중단한 안 위원장과 만찬 회동하고, 그 이튿날 ‘민생’ 강조로 인수위 정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은 흔들리던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과 이른바 ‘공동정부론’도 다잡았다. 이철규 총괄보좌역을 국회에 파견해 조속한 합당 의지를 전달했다. 안 위원장과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조건을 수용해 그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요지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그래야만 정당과 행정부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진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청와대 조직 개편 등에서 ‘패싱’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비쳤다. 그는 이날 회의에 앞서 출근길에서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또 “앞으로 국정 전반에 대해 인사라든지 정책도 심도 있게 논하기로 했다”며 “특히 보건의료·과학기술·중소벤처·교육 분야에서 더 깊은 조언을 하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해당 분야와 관련돼 있는 대통령 비서실 직제를 가리키는 발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쇼윈도 부부의 의미 없는 쇼”라고 깎아내렸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한번 금 간 그릇은 반드시 깨진다”며 “윤 당선인의 인사 폭주와 오만, 독선이 변하지 않는 한 공동정부 복원은 언감생심”이라고 비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