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검사들 “검수완박은 범죄방치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평검사회의 대표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범죄자들에게는 면죄부를, 피해자에게는 고통만을 가중시키는 ‘범죄 방치법’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 207명 밤샘토론 끝 입장문

“범죄자 면죄부로 피해자 고통
민주당, 국민 위한 개혁 해달라”
집단행동 등 실력행사는 자제

오늘 저녁 전국부장검사 회의

전국평검사대표회의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범죄자들에게는 면죄부를, 피해자에게는 고통만을 가중하는 ‘범죄 방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수완박 법안은 위헌 소지가 크고 인권 침해 등 국민 피해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19년 만에 전국 단위 회의를 개최한 전국의 평검사 대표 207명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평검사회의 대표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의 두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어 ‘범죄는 만연하되, 범죄자는 없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며 여당을 향해 “국민 공감대를 얻는 개혁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대표들은 이어 “힘없는 국민에게는 스스로 권익을 구제할 방법을 막아 결국 범죄자들에게는 면죄부를, 피해자에게는 고통만을 가중하는 ‘범죄 방치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에는 위헌, 인권피해, 범죄 방침 등 8가지 견해가 담겼다. 전날 전국 일선 청에서 대표로 207명의 평검사가 모였고, 회의는 이날 새벽 5시쯤까지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들은 “국민께서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대다수의 민생 범죄, 대형 경제 범죄 등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들로부터 국민을 더 이상 보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회의를 열었다”며 “헌법이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강제수사를 위한 직접 영장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음에도 자의적 해석으로 검사의 수사권과 영장 직접청구권을 모두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평검사회의 대표들은 집단행동과 같은 강경 대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전국부장검사회의를 개최한다. 부장검사회의 측은 “중간 간부 회의인 만큼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검찰청은 전날 김오수 검찰총장이 밝힌 수사 공정성 마련 5가지 방안에 대해 구체화를 위한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이해완·김규태·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