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결정 앞두고 이준석 ‘마지막 승부수’

■법원 제출 ‘자필 탄원서’ 파장
‘ARS 표결 하자’ 최대 쟁점
인용·기각따라 후폭풍 예고

‘이준석 성접대 의혹’ 관련
경찰 이달말 소환조사할 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 황정수)에 지난 19일 제출한 A4용지 4장 분량 자필 탄원서.

이준석(사진) 전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정치적 명운’을 가르는 법원의 가처분 심리 결과가 9월 초순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재판부에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며 윤석열 대통령,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비민주성’과 절차적 문제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지 않으면,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사법부 판단 기조를 바꾸기 위해 이 전 대표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심리를 벌이는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 황정수)는 장고에 들어갔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측의 ‘비민주성’을 광범위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제출한 탄원서에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이 사태(비대위 출범)를 주도한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윤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하며 당내 민주주의 확립을 재판부에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그는 윤핵관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12월까지 물러나면, 윤리위원회의 징계절차와 저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로 몇 군데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바 있다”고 폭로했다. 이 전 대표가 회유 제안을 폭로한 것은 △당 공식 절차 진행 무마 △경찰 수사 개입 등을 하는 당내 일각의 비민주적 면모를 재판부에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대표의 당 대표직을 자동 상실케 한 지난 9일 ‘전국위 의결’이 ARS 방식으로 표결된 점을 가처분 심리의 최대 쟁점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국위원 정수가 최대 1000명에 달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ARS 방식으로 표결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이전(2021년 등)까지는 정부의 집합금지명령이 있어서 비대면으로 한 것”이라며 “최근의 전국위는 집합금지명령이 없었음에도 자의적으로 비대면(ARS)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리인단은 “이 전 대표가 주관한 4월 국민의당과의 합당 의결 또한 비대면 회의와 ARS로 진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은 핵심 참고인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달 말 이 전 대표를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유근·김대영·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