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증원’ 방향 전환… 의료파업 출구 열까

■ 대통령실 “의·정 대화하자”

“2000명 문제 포함 모든것 논의”
의협도 “전공의 만남 주선할것”

대통령실이 의료계와 대화를 위해 3일 연속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조정에 여지를 두며 의료계에 손을 내밀고 있다.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는 입장은 유효하긴 하지만, 전공의 단체 등의 합리적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핵심 쟁점’에 대한 정책 수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대화 노력을 계기로 ‘강대강’으로 치닫던 의·정 갈등의 출구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간, 장소, 참석자, 대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계와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며 “전공의 단체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원칙적으로는 “2000명 증원은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의료계와의 대화에는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전날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며 “대통령실은 국민들에게 늘 열려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 대표를 만나면 2000명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 가장 먼저 오를 것인데, 이 문제를 포함해 전공의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화를 할 것이고, 대통령실은 100% 열려 있다”고 했다.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의료계의 입장도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정부와 강한 대립 구도를 보였던 대한의사협회도 “대통령과 전공의들 간 만남을 돕겠다”는 뜻을 문화일보에 밝혔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에서 전공의와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하면 도울 의지가 있다”고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단체도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서 대화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의사 집단행동의 당사자인 전공의 대표단도 윤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전공의 대표단이 어떻게든 만나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이르면 4일 대화의 장이 전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기은·전수한·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