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넥티드카 중국 기술 규제 조짐… 한국 “업계 부담” 우려

“범위모호·공급망 대체 어려워”
정부, 美상무부에 의견서 제출

한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술이 활용된 커넥티드 차량을 규제하려는 미국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관련 규제 범위가 모호하고 중국 공급망 대체가 당장 쉽지 않아 국내 자동차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관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에 “한국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 조사의 넓은 범위, 잠재적 규제 대상의 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 시행 시기가 모두 업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2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중국 등 우려 국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지시를 받는 커넥티드 차량용 ‘정보통신기술 및 서비스’(ICTS) 설계·개발·제조 또는 공급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규칙 마련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국 자동차 업계가 이번 조사가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규제가 “기업 활동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에서 글로벌 가치사슬이라는 높은 수준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여러 기업이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는 자동차 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며 궁극적으로 한·미 양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규제 시행에 앞서 업계가 공급망을 점검하고 재편할 시간을 충분히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도 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커넥티드 차량에는 배선과 볼트 등 안보와 무관한 다양한 부품이 들어간다면서 미 상무부가 ICTS의 범위를 △모뎀과 게이트웨이 등 차량에 대한 외부의 원격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하드웨어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조종할 수 있는 하드웨어 △그런 하드웨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로 한정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혜진·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