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기준’ 까지 제시하려는 친명조직 혁신회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 반대하고
쟁점법안 직권상정 등이 기준
의장 후보들도 눈치 보는 상황

더불어민주당 내 제22대 국회 초선 당선인 71명 중 31명을 배출한 강성 친명(친이재명)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가 ‘신임 국회의장 기준’ 제시를 검토하고 있다. ‘쟁점법안 직권상정·대통령 거부권 행사 반대’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국회의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 조정식·정성호·우원식(선수 순) 의원은 권리당원과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혁신회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위원 혁신회의 공동대표는 10일 문화일보에 “(신임 국회의장 기준을 두고) 전국 2000여 명의 운영위원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당선인을 중심으로 비공식적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당선인 간의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준 제시에 관한 방침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대여 강경 국회의장’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국회 운영을 한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대여 투쟁력과 선명성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혁신회의 구성원인 초선 당선인은 “쟁점 법안을 직권상정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힐 수 있는 후보가 신임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회의는 특정 후보를 신임 국회의장으로 공개 지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 공동대표는 “민감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회의장 선거에 특정 후보 지지 방침을 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회의장 후보들은 30명이 넘는 초선 의원이 소속된 혁신회의의 여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공개적인 지지 표명은 없더라도, 혁신회의 내부적으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에서 당심의 위력을 피부로 체감한 당선인들이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할 때도 혁신회의의 움직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대영·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