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데요”…구직 안하는 청년 50만명 ‘역대 최대’

“그냥 쉬는데요”…구직 안하는 청년 50만명 ‘역대 최대’

경기 둔화 여파로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는 가운데 지난달 경제 활동 상태를 물었을 때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그냥 쉰다’고 답한 청년층(15∼29세) 응답자가 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중 활동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은 49만7000명이다. 1년 새 4만5000명(9.9%)이 증가했다. 2월뿐 아니라 모든 월을 통틀어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청년층 ‘쉬었음’의 인구는 2019년 2월 38만6000명에서 2020년 2월 43만7000명, 2021년 2월 44만9000명, 지난해 2월 45만3000명으로 꾸준히 불어났다.◇일자리 못 구해 = 통계청 조사에서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했고 즉시 취업이 가능한 상태였던 미취업자는 실업자로 분류된다.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 상태도 실업 상태도 아니었던 비경제활동인구는 활동 상태별로 육아, 가사, 재학·수강 등, 연로, 심신장애, 기타 등으로 나눈다. ‘쉬었음’은 이 중 기타에 속하는 경우로 취업 준비·진학 준비·군입대 대기 등과 구분되는 개념이다. 취업 준비와 구직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쉬었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1년에 한 번 ‘쉬었음’의 주된 이유를 조사한다.지난해 8월 결과를 보면 ‘몸이 좋지 않아’(39.4%)가 가장 많았고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18.1%),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7.3%), ‘일자리·일거리가 없어’(7.8%) 순이었다. 이 조사는 전 연령을 포괄했기 때문에 청년층만 떼어 보면 ‘몸이 좋지 않아서’의 비율은 이보다 낮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의 비율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반도체 중심의 수출 부진이 제조업 취업자 감소로 이어지는 등 최근 고용시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도 4개월 연속 내림세다. 특히 지난달 청년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5000명 줄어들며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결혼도 늦춰져 = 만혼(晩婚)이 심화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가 2년 연속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를 웃돌았다.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초반(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혼인 건수인 1만113건보다 많았다. 2021년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은 1만412건으로 연령대별 혼인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9985건)를 앞섰다. 25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혼인 건수는 1997년 38만8960건에서 2022년 19만1690건으로 51% 가까이 감소했다.특히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가 13만6918건에서 1만113건으로 93%가량 줄었다. 반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같은 기간 7322건에서 1만949건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20대 초반 여성 혼인 건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동안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1.5배로 증가한 셈이다.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당신이 놓친 주요 뉴스
가장 많이 읽은 기사

ADVERTISEMENT

opinion

More
오피니언 리스트

politics

정치 기사 리스트

economy

국민 3명중 1명 “챗GPT 써봤다”… 정보검색에 코딩까지

국민 3명중 1명 “챗GPT 써봤다”… 정보검색에 코딩까지

국민 3명 중 1명은 인공지능(AI) 대화형서비스인 챗GPT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국내 산업을 이끌 유망 산업으로는 AI와 로봇을 지목했다.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22∼28일 전국 성인 1016명 대상으로 챗GPT 사용 경험을 물은 결과, ‘호기심에 한두 번 사용해 봤다’는 응답자가 30.2%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실효성과 재미를 느껴 자주 사용한다’는 응답 비율은 5.6%,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다’의 응답자는 64.2%였다. 챗GPT의 유용한 기능으로는 정보검색(50.7%), 아이디어 확보(15.3%), 작문·대필(11.9%), 코딩(11.3%), 요약(7.9%)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세대별로는 X세대(1975∼1984년 출생) 가운데 한 번 이상 사용해봤다는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대다수인 1985∼2010년생들은 40.2%, 베이비부머세대로 분류된 1955∼1974년생들의 이용 경험은 29.2%였다. 세대 구분은 서울대 인구학연구실의 기준에 맞춰 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챗GPT 결과 내용을 신뢰하는지에 대해서는 ‘보통’이란 비율이 62.1%로 가장 많았다. ‘신뢰한다(그렇다+매우 그렇다)’는 비율은 27.4%, ‘신뢰하지 않는다(그렇지 않다+매우 그렇지 않다)’는 비율은 10.5%였다. 응답자 10명 중 9명가량이 챗GPT 결과 내용에 대해 ‘보통 이상’의 신뢰도를 지닌 것으로 풀이됐다. 세대별로는 베이비부머세대(93.1%), X세대(91.5%), MZ세대(83.4%) 순으로 보통 이상의 신뢰도를 보였다. 5∼10년 후 국내 산업을 선도할 유망산업에 관한 질문에 MZ세대는 AI·로봇(3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반도체(19.2%), 이차전지(11.1%), 콘텐츠산업(7.3%), 제약·바이오(6.4%) 순이었다. X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도 유망산업으로 AI·로봇, 반도체, 이차전지를 꼽았다.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More
경제 기사 리스트

society

버스·지하철 승객 대부분 마스크 착용… ‘자율방역’ 시험대

버스·지하철 승객 대부분 마스크 착용… ‘자율방역’ 시험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한 20일 서울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50대 기사 A 씨는 “하루 종일 여러 승객을 태우다 보니 불안해서 당분간은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며 “특히 여성 승객들은 기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하지 않거나 써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프리(free) 첫날인 이날 상당수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했다.정부가 이날부터 코로나19 방역의 상징인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병원과 요양원, 일반 약국 등 의료기관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하면서 코로나19 자율방역이 시험대에 올랐다. 감염의 책임과 방역의 역할이 사실상 국민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날 버스와 택시, 지하철 승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지난달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스크 규제 변화와 관계없이 실내에서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75%였다. 전문가들은 △출퇴근 혼잡시간대 △인파가 북적이는 쇼핑몰 △환기가 안 되는 공용화장실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했다. 정부는 이달 말 확진자 7일 격리 등 남은 코로나19 규제 해제 로드맵과 ‘심각’ 단계인 감염병 위기 단계 하향 조정 등 향후 일정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930명으로 지난해 6월 27일(3419명)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More
사회 기사 리스트

international

국정 신뢰가 ‘연금개혁’ 성패 가른다… 프랑스선 역풍 부는데 스페인은 순항

국정 신뢰가 ‘연금개혁’ 성패 가른다… 프랑스선 역풍 부는데 스페인은 순항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인 프랑스와 스페인이 최근 연금개혁안 처리 과정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헌법 특별조항을 발동해 하원 투표를 건너뛰며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지만,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노조와의 대타협으로 최소 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외신들은 국민의 국정 신뢰가 양국의 운명을 갈랐다고 평가했다. 3대 개혁 과제로 연금개혁을 꼽은 윤석열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28%로 집계됐다. 지난달(32%)보다 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18년 12월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 당시 기록한 23%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프랑스 주간지 르주르날뒤디망슈(JDD)는 “상징적 기준인 30%대 지지율이 무너졌다”며 “연금개혁 처리 과정에서의 가장 큰 패자”라고 분석했다.마크롱 대통령의 승부수가 거센 저항을 받은 결정적 이유는 낮은 지지율에서 확인되듯 국정 신뢰가 바닥을 찍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국 BBC는 “프랑스인 대다수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혁안을 거부하면서도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마크롱 대통령을 믿기보다 좌파와 극우의 주장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좌우 이념 대립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하원 패싱’을 선택하며 스스로 의회 민주주의를 저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BBC는 “이번 연금개혁에 대한 분노는 프랑스 정치가 얼마나 위험하게 양극화돼 있는지 보여준다”고 우려했다.반면 스페인은 탄탄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연금개혁을 이뤄냈다. EU 정책전문 매체인 유로액티브는 “오는 12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PSOE)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 국민당(PP)의 기세가 매섭지만 사회노동당이 좌파 포데모스와 연합할 시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자산 300만 유로(약 41억7000만 원) 이상 부유층에게 올해 일시적으로 ‘연대세’를 부과해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연금개혁안이 지지를 얻은 이유다. 노조의 역할도 컸다. 스페인 양대 노조인 노동자위원회(CCOO)와 노동자총연맹(UGT)은 “2048년까지 은퇴 인구가 최대 1500만 명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개편안은 사회복지 시스템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화답했다.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More
국제 기사 리스트

culture

“AI가 붓질하는 시대… 수공으로 예술정신 보여주겠다”

“AI가 붓질하는 시대… 수공으로 예술정신 보여주겠다”

“미술 시장 흐름이 인테리어나 단순 상품처럼 기계적 대량 생산체제로 접어든 듯 해서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에 맞서 수공(手工)으로 장인의 예술 정신이 깃든 작품을 내놓을 것입니다.”김병종(사진) 작가는 특유의 담백한 어조로 말했으나 내용은 뜨거웠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손맛과 체온이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타계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그에게 “색채와 형상의 밈을 많이 퍼트려 후손에도 번성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던 것을 되새겼다. 김 작가는 6년 만의 개인전이 그 유지를 받드는 것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서울 남산자락에 자리한 U.H.M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내달 20일까지 작품 40점을 선보인다.“공간과 작품의 조응을 중시하는데 갤러리의 널찍한 공간이 작품들을 품어주는 형상이라 마음에 듭니다. 남산의 자연이 곁에 있는 것도 좋고요.”이번 전시는 작년과 올해 그린 신작이 많고 대작이 주류를 이룬다. 100호(162.2×130.3㎝)가 30점이고, 200호(259.1×193.9㎝)도 6점이나 된다.김 작가는 “나이가 들면 작은 작품을 한다는데, 저는 오히려 대작을 그리게 된다”라며 “젊을 때처럼 창작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게 신비하고 고맙다”고 했다. 그는 서울대 미대에서 정년 퇴임한 후, 가천대 석좌교수 등으로 활동하지만 이전보다는 창작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호인 단아(旦兒), 즉 ‘새벽 아이’답게 오전 5시쯤 작업실로 가서 맑은 정신으로 붓을 들고 캔버스와 정면 대결한다.“어렸을 때 시골 산과 들에서 뛰놀았던 것이 창작의 뒷심을 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하늘의 축복이죠.”이번 전시 작품 중 ‘생명의 노래’ 연작은 자연과 함께했던 유년 시절의 경험이 배어 있다. 화폭 한가운데 활짝 피어난 붉은 꽃이 주인공인 ‘화홍산수(花紅山水)’, 소나무 꽃가루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담은 ‘송화분분(松花粉粉)’이 연작의 소주제를 이룬다. ‘화려강산’ 연작은 자연에서 뛰노는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민화풍의 해학을 전한다.작품들을 둘러보면, 미술사학자 전영백 홍익대 교수가 김 작가에 대해 ‘자연적 서정주의’라고 했던 것을 실감하게 된다. 대자연과 함께 하는 정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치유하는 기운을 주기 때문이다.‘풍죽(風竹)’ 연작은 대숲의 서걱거리는 소리를 시각화한 작품이다. 수천 개의 댓잎을 담은 그림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대숲의 빛을 뿜어낸다. 그 빛은 단색화처럼 각각 청(靑), 백(白), 홍(紅), 적(赤)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수많은 색을 품고 있다. 전 교수는 이 빛을 ‘심채(心彩)’라고 일컬었다. 눈이 아닌 마음에서 보이는 색이라는 뜻이다.김 작가는 한국화의 진화를 위해 끊임없이 재료 실험을 해 왔고, 그 결과 토담이나 장판처럼 우리네 정서가 느껴지는 질감을 만들어냈다. 고구려 벽화에서 보이는 생명력, 조선 문인화의 여유, 분청사기의 색감, 민화의 해학 등을 아우른 ‘김병종 류’를 일궈왔다.그는 “서양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에 바탕을 둬 그들의 장점을 결합한 작품 세계를 추구해왔다”며 “그것이 한국 미술이 가야 할 길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영국 사치 갤러리가 주관한 아트페어에서 출품작 15점이 완판됐고, 올해 아트 싱가포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연말 아트바젤 마이애미에도 출품한다.한편, 그의 고향인 남원시가 운영하는 김병종미술관은 2018년 개관한 이후 SNS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관객이 8만 명을 넘었다. 이 같은 호응에 오는 9월 제2관을 개관한다. 내년 가을엔 일본, 중국 등 미술 전문가들이 그의 작품에 스민 생명력을 논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연다.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More
문화 기사 리스트

people

“아리랑 왈츠·푸가…韓음악,세계적 언어로 풀었다”

“아리랑 왈츠·푸가…韓음악,세계적 언어로 풀었다”

“곡에 아리랑 왈츠도 있고, 아리랑 푸가도 있어요. 가장 한국적인 음악을 세계적 언어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합창단이 색다른 시도를 한다. 분명 클래식 음악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아리랑 멜로디가 흐르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 윤동주의 ‘서시’와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노랫말로 들린다. 오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초연되는 ‘한국합창교향곡’을 쓴 국립합창단 전임 작곡가 한아름(47·사진)과 지난 17일 전화로 만났다. 한 작곡가는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함께 강조될 수 있는 합창교향곡이란 형식에 한국적인 것을 가미해 차별화하고 싶었다”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역사와 시, 음악, 그리고 위대한 선조들의 정신을 담았다”고 말했다. 한 작곡가는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 가곡을 찾아 나섰다. 그는 “유튜브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가장 사랑하는 가곡 등 검색을 안 해본 게 없다”고 말했다. 2악장에 들어가는 ‘서시’와 ‘진달래꽃’은 이런 방식으로 선택됐다. 곡은 총 4악장으로 구성됐다. 1악장은 한국의 역사, 2악장은 한국의 시, 3악장은 ‘아리랑 모음곡’, 4악장은 ‘한국의 꿈’을 테마로 한다. ‘아리랑 모음곡’은 본조 아리랑과 밀양 아리랑, 진도 아리랑이 변주된다. 한 작곡가는 “아리랑 왈츠도 나오고, 아리랑 푸가도 나온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아리랑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가볍고 빠른 템포로 만들어 보다 쉽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이 넘는 대곡임을 고려해 각 악장은 물론, 각각의 테마를 독립해서 연주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기념의 의미를 가진 창작곡의 경우 일회성에 그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4악장엔 도산 안창호의 연설문과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 중 ‘내가 원하는 나라’를 인용했다. 한 작곡가는 “힘들었던 일제 치하에서도 꿈과 희망, 우리 민족이 앞을 향해 하나로 나아가자는 희망적 메시지를 던지신 분들”이라며 “우리 사회가 각박하고, 이념적으로 분열된 상태에서 선열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면서 우리가 서로 믿고 하나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작곡했다”고 말했다. 한 작곡가는 앞으로도 한국의 음악을 클래식이란 세계적 언어로 풀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아리랑을 해봤으니 다음엔 도라지 타령을 보편적인 클래식 음악으로 변환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More
인물 기사 리스트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