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서민용’ 국민주택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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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돕기위한 근로자·서민 주택구입 대출금리가 4년째 고정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보다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가난한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자금 대출금리도 연 5.8%로 다른 대출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서민중심 정책 전환 추진에도 불구, 정작 서민들을 지원하는 대출금리 인하 등 각종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늬만 서민정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연봉 2000만원(부부 합산) 이하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하는 근로자·서민 주택구입 대출금리는 연 5.2%로 지난 2005년 1월 5.8%에서 0.6%포인트 인하된 이후 4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계속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떨어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정부의 근로자·서민 주택구입 대출금리가 더 높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대 중반, 하나은행의 경우 3.51~5.41%, 농협 4.29~6.22% 수준으로 시중은행의 일부 대출 금리대가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보다 낮은 상황이다.

기금운용을 관할하고 있는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낮출 필요성은 정부도 인식하고 있지만 기금 수지가 악화되다보니 낮추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하반기(7~12월)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기 때문에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받는 게)유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주택기금의 주요 재원이 주택청약저축이나 주택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되지만 이들 상품도 금리(각각 4.5%, 3.0%)가 있기 때문에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번 금리를 내리면 다시 올리기 쉽지 않다는 걱정도 정부가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한 요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이 대학생들에게 지원하는 학자금대출 금리도 연 5.8%(올 2학기 기준)로 주택대출금리보다 높다. 지난 1학기보다 1.5%포인트 인하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