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기 40년’… 수질·대기 개선 진전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버라 해변 부근에 있던 유정 플랫폼이 파열되면서 수십만 배럴의 기름이 유출됐다. 이를 계기로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과 하버드대 학생 데니스 헤이즈는 다음 해 4월 22일 선언문을 채택했고, 뜻을 함께 하는 2000만명의 미국인이 이 날을 ‘지구의 날’로 지정했다.

‘지구의 날’이 22일 40주년을 맞았다. 미국 USA 투데이는 첫 ‘지구의 날’ 이후 지난 40년간 미국 환경 운동가들의 활동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20일 평가했다.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했던 해 7월에 닉슨 미국 대통령이 최초로 환경보호청(EPA)를 설립해 환경과 건강 문제를 관리하기 시작했고,같은해 깨끗한 물과 공기를 위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돼 대기의 질을 관리하게 됐다.

10년 뒤인 1980년 11월 미 의회는 심각한 쓰레기 매립지 등에 대한 정화를 위해 막대한 공공기금을 조성했다. 1990년대 들어 미 의회는 산성비에 대한 감시를 위한 새로운 안을 통과시켰고, 2000년대 미국은 자동차 등의 매연 유출과 수은 유출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올 1월에는 스모그 관리를 위한 새로운 기준도 마련됐다.

리사 잭슨 EPA 청장은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수질과 대기오염 개선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많은 미국의 환경운동가들도 이런 발전상을 인정한다.

그러나 한편 빈민 계층의 환경 개선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등한시하고 있는 점은 미국 환경 운동의 한계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미국 미시시피 주 걸프포트의 터키크릭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제대로 된 환경보호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지구의 날 40주년을 맞아 세계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난제와 현안들을 안고 있다. 지난해말 코펜하겐 정상회의에서 교토협약의 후속 협약을 마련하는데 실패한 데 이어 올 연말 멕시코 칸쿤에 열릴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11월29~12월10일)에서도 협약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170여개국 1700여명의 대표들이 참석해 독일 본에서 열린 준비회의에서는 지난해 ‘코펜하겐 합의’를 추후 협상의 기초로 삼을 것인지를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빈국과 부국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합의점 도출에 사실상 실패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