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하려던 30대男 살린 택시기사

택시 운전을 하는 이모(50) 씨는 7일 오전 2시30분 서울 충무로에서 강모(37) 씨를 태웠다. 이 씨에게 “한강대교로 가 달라”고 요구한 강 씨는 용산구에 위치한 삼각지역을 지날 무렵 갑자기 “살인미수죄는 얼마나 징역을 살아야 하는지 아느냐”고 물어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이 씨는 “4년 6개월로 아는데 무슨 일이 있느냐”라며 운을 띄웠다. 한참 망설이던 강 씨는 “사실 친구를 때렸는데 칼도 썼다”며 자신의 범행을 고백했다. 이 씨는 강 씨를 달래며 차근차근 사건 내용을 물었고 택시에 타기 전 강 씨가 운영하는 서울 역삼동의 한 노래방에서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알게 됐다. 강 씨는 “자살하려고 한강대교로 가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 씨는 함께 담배를 피우며 “애들을 두고 이런 결정을 하면 되겠느냐” 거듭 설득했다. 결국 강 씨는 마음을 돌렸고 눈시울을 붉히며 “자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빚을 갚으라고 독촉한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상해)로 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