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화그룹에 새로 편입된 직원들이 최근 경기 가평군 하면 한화인재경영원에서 ‘한화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작년에만 8000여명 편입해
새 문화 적응 프로그램 마련
‘기업정신’토론으로 공유해
경영진도 강사로 나서 함께
고용은 기본… 처우도 혜택
‘도전·헌신·정도’가치 심어
한화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 온 대표적인 그룹이다. 올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를 마무리한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4개사 외에도 1985년 한양화학, 1986년 한양유통, 2002년에는 대한생명 등을 사들여 그룹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직원들이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에만 8000여 명의 직원들이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나와 새 직장, 분위기, 조직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심리적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을 터이다. 경기 가평군 하면 하판리 16만5200㎡ 부지에 자리한 한화인재경영원은 이러한 직원들을 ‘한화인’으로 품어내는 곳이다.
삼성으로부터 새로 인수된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 직원 7500여 명 중 해외 주재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제외한 5500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지난 7월 27일 시작된 교육과정의 이름은 ‘한화를 시작하다’. 홍현록 한화인재경영원 부원장은 “자발적으로 한화에 들어온 일반 경력사원과 달리, M&A를 통해 편입된 직원들은 분노와 상처가 큰 분들”이라며 “이런 마음을 다독여주고, 한화그룹에 온 것을 환영하는 뜻을 담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교육은 ‘나를 그리다’. 자화상을 통한 자기 탐구를 하고, 한화인이 된 동료들과 서로 교류하는 시간이다.
‘한화를 그리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한화의 기업문화와 기업 정신, 핵심가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한화가 그동안 수많은 M&A를 통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동영상과 사진자료집을 활용해 조별 토론 및 발표를 한다.
‘우리를 그리다’는 콜라주를 활용한 조별활동이다. 앞으로 만들어 갈 한화의 모습을 콜라주로 표현하는 것이다. 정서적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재즈 공연, 각사별 경영진과 함께하는 환영의 자리도 마련됐다.
홍 부원장은 “M&A 과정에서 피인수사 직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거부감을 고려해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참여형 교육으로 설계했다”며 “계열사 임원, 팀장을 사내강사로 활용해 현장에서 느낀 한화의 이야기를 효과적이고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화토탈의 한 직원은 “새로운 직원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 프로그램 곳곳에서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외부 강사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주입식으로 전달받던 일반적인 사내교육과 달리 참여형 수업이 많아 만족도가 컸다”고 전했다.
피인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오는 23일 25번째 교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후 1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화토탈, 올 4분기 흑자 전환이 전망되는 한화테크윈 등은 이제 그룹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화그룹은 앞으로도 피인수 직원들에 대한 고용은 물론, 기존 처우까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김승연 회장은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하면서도 철저히 고용을 보장했다. 인수 뒤에도 연봉은 물론 복리후생 비용과 경조사 비용까지 다른 계열사보다 우대해 오히려 그룹 내 ‘역차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룹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해야 할 때도 이러한 원칙은 지켜졌다. 1998년 한화가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에 매각할 당시, 김 회장은 현대정유 사장을 만나 “20억∼30억 원을 덜 받아도 좋으니, 직원들을 정리해고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제의해 약속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 직원 706명과 한화에너지프라자 직원 456명에 대한 완전 고용승계가 이뤄졌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 그룹의 핵심가치는 ‘신용과 의리’의 한화 정신을 기반으로 3대 핵심가치인 ‘도전, 헌신, 정도’를 실천하는 구조”라며 “이러한 가치는 여러 M&A 과정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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