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협상, 10·6 이후? 10·10 이후?

北, 10·10 행사에 공들여
그 이후 美와 협상 가능성
김정은 訪中 시기가 변수

미·북 실무협상이 이르면 10월 초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북·중 수교 70주년인 10월 6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전후를 놓고 최종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다.

일단 10월 초 유력설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9일 제시했던 실무협상 재개 시점을 ‘9월 하순’으로 적시했기 때문이다. 유엔 총회 등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10월 초에는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한이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로 “가까운 몇 주일 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한 만큼, 늦어도 10월 중순에는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전날 국가정보원이 “2~3주 내 미·북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고,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 연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히며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직후 개최 가능성도 보고 있다. 노동당 창건을 기념하는 국경일인 이날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다음으로 꼽히는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로, 이 전에 실무협상을 개최하기에는 부담이 따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노동당 창건일 나흘 전인 10월 6일이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중 밀월 관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북 실무협상을 준비하는 동시에 두 가지 행사를 모두 치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후의 변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이다. 국정원은 전날 김 위원장이 방중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이전 왕 부장이 방북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 등과 논의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과 논의한 뒤 제3의 날짜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