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졌던 지난 24일 출국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사진은 앞서 10일 임 전 최고위원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뉴시스
임동호 돌연 해외로…왜?
송철호와 시장경선 포기 대가로
오사카 총영사직 제안 등 의혹
배후지시로 도주 사실 드러나면
정권에 ‘핵폭풍급 타격’ 불가피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사인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돌연 해외로 출국하면서 검찰의 청와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차질을 빚게 됐다. 임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후보 매수 의혹의 핵심에 있는 인사로 신병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26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임 전 최고위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던 지난 24일 임 전 최고위원이 국외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울산시장 당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내 경선 없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단독 공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송 시장의 단독 출마를 위해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임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대신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공기업 사장 자리 및 오사카(大阪) 총영사직 등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중이다.
이날 한때 임 전 최고위원의 ‘밀항설’이 돌았지만 임 전 최고위원은 일본으로 향한 출국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임 전 최고위원이 돌아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측근은 “24일 압수수색을 당한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으며, 2∼3일 안에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검찰은 긴급하게 신병 확보에 나섰지만 연락은 닿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임 전 최고위원은 현재 거처를 옮겨 다니며 뚜렷한 목적지 없이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임 전 최고위원이 돌아오지 않고, 그의 출국을 종용하거나 도와준 배후가 드러난다면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은 커다란 핵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핵심 인물로 일했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업무수첩을 확보한 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검찰은 해당 수첩에서 임 전 최고위원 이름 옆에 ‘자리 제안’ 등이 적힌 것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검찰은 임 전 최고위원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자택 압수수색까지 단행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초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불출마를 권유하며 고베(神戶)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가 검찰 조사 이후에는 “오사카 총영사 자리 등은 친구들과의 사적인 회식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이고 불출마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검찰은 임 전 최고위원의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내용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대조할 수 있는 핵심 증거들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임 전 최고위원이 돌연 출국을 강행하면서 윗선 규명에 난항을 맞게 됐다. 특히 선거에 대한 수사인 만큼 기간이 길어질수록 검찰도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어 이번 출국에 따른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다만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임 전 최고위원뿐 아니라 한 전 수석과 송 시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 전 수석과 송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임 전 최고위원에 대한 수사 공백을 메꿀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서 울산지방경찰청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피의자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첩보를 받아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해 무리한 수사를 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온유·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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