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자회사, 비정규직 9081명 정규직으로 전환 확정

상황 개선없이 사실상 일단락
불공정 채용 비판 목소리 여전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자회사가 비정규직 9081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확정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청년실업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2030세대는 ‘기회의 불평등’에 대한 개선을 촉구해 ‘인국공 사태’로까지 비화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은 채 사실상 결말이 맺어지게 됐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사 자회사의 정규직 전환’ 문건에 따르면, 인천공항시설관리와 운영서비스, 공항경비 등 3개 자회사는 이달 현재까지 전환 대상자 총 9100명에 대해 채용 심사를 진행해 9081명을 전환했다. 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인원은 4명으로 집계돼 정규직 전환율은 99.9%였다. 15명은 심사 과정에서 스스로 포기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 온 정규직 전환 정책도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선 99.9%의 높은 전환율을 놓고 ‘불공정 채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공사 직원은 “올 6월 인국공 사태 당시 로또 정규직 전환, 로또 채용이란 문제를 제기했는데, 평가하는 척하며 전원 합격시킨 게 아니냐”고 했다. 감사원도 지난해 공사 정규직 전환 정책 발표 이후 입사한 3604명에 대해 채용 과정을 점검한 뒤 2300명 이상이 채용 서류를 확인할 수 없는 부적절한 채용이라고 지적했었다.

송 의원은 “이번 정규직 전환 결과는 감사원 지적을 무시한 것은 물론, 34만 명 청년 실업자와 그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사가 연말까지 직접 고용을 하겠다고 밝힌 자회사 소속 보안검색요원 1808명에 대한 채용 절차는 계속 미뤄져 사실상 내년으로 연기됐다. 일각에선 직고용 방침을 결정한 구본환 전 공사 사장이 지난 9월 불명예 해임되면서 관련 논의도 원점으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